조계종이 종립학교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애정 표현을 했다. 내년 예산에, 동국대에 총무원장 장학금 1억원을 배정했고 중앙승가대와 동국대 종비생 기숙사인 백상원 지원금도 각각 2억 원 씩을 배정한 것이다. 조계종이 내년부터 동국대에 총무원장 명의의 장학금제도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은 박수를 받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간에도 강원과 중앙승가대 등 승가교육기관에 대한 예산 지원을 해 왔지만 그 폭을 넓혀 인재불사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인재불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중요한 불사다. 교육에 대한 투자 없이 불교발전을 운운하는 것은 모래위에 집짓기일 뿐이다. 특히 동국대가 종립대학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은 오래전부터 수위를 높여 온 부분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명의의 장학금이 종립대학에 없었던 것은 사실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런 구도 속에서 동국대 불교대학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지적마저 있어 온 터다. 이제 총무원장 장학금이 운영됨으로써 동국대에 대한 종단의 애정은 상당한 상징을 갖게 됐다.
이 같은 상징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불교학 발전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종단 장학금의 수혜자인 동국대도 이러한 상징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동국대도 종단과 한 몸이라는 인식 속에서 인재 양성을 위한 의지를 더욱 불태워야 할 것이다. 종단 장학금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학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지혜를 보여야 하는 것이다. 기왕에 마련된 장학금 제도를 통해 종단과 동국대가 인재불사의 마당을 더욱 넓혀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