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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지마 니까야> 완간한 전재성 박사
“평생에 걸쳐 빨리어 대장경 번역할 것”
“부처님의 생생한 육성을 담고 있는 빨리어 대장경 전체를 번역하면 100여 권 정도가 됩니다. 이제 15권을 냈으니 아직 갈 길이 멀죠. 하지만 <맛지마 니까야>가 학술원의 ‘2003년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어 그 가치를 객관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에 힘을 얻어 더 열심히 번역 작업에 임할 것입니다.”

빨리어 경전 번역에 매진하고 있는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50) 회장이 지난해 <쌍윳따 니까야>(한역 잡아함경, 전11권)를 완역한데 이어 최근 <맛지마 니까야>(한역 중아함경, 전5권)를 완역했다. 지난 1989년 번역을 시작한 이래 15년만의 결실이며, 독일의 칼 오이겐 노이만의 번역(1902년) 이후 세계 두 번째 완전복원 번역이다.

중간 크기의 설법을 모은 <맛지마 니까야>는 모두 152개 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기불교의 교리체계를 승단 차원에서 정리한 가장 완벽한 교리문답서로 평가받고 있다.

“<맛지마 니까야>는 부처님과 제자의 담론이 구체적인 사건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또한 당대 많은 사상적 조류에 대응하기 위해 치밀한 논리 전개와 섬세한 비유를 많이 사용해, 초기불교의 건강하고 당당한 담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흔히 <맛지마 니까야>는 50경씩 묶은 3권으로 내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그러나 그는 30경 씩 묶어 5권으로 펴냈다. 각 권마다 500여 개의 주석을 달다보니 분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번 번역과 주석 작업을 통해 한역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이중번역 과정에서 많은 오류와 잘못이 생겨났음을 통감했습니다. 교리적인 혼란의 많은 부분이 여기에서 기인하는 셈이지요. 부처님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언어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 가르침을 가장 원형에 가깝게 담고 있는 빨리어 경전이야 말로 부처님의 참 뜻을 알 수 있는 경전입니다.”

빨리어 경전을 번역해야 한다는 인식과 지원이 미약했던 시절, 그에게 빨리어 경전 번역 작업은 ‘무모한 사명감’이었다. 92년에는 경전연구소의 화재로 번역 원고 일부를 소실하는 아픔도 겪었지만 어떤 시련도 그의 번역 작업을 멈출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과 ‘당위성’ 이외에, 그가 빨리어 경전 번역에 평생을 걸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소리 높여 이론이나 주의ㆍ주장을 펼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회를 바꿀 수 없습니다. ‘진정한 혁명’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것을 전파함으로써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부처님의 육성에 가장 가까운 빨리 경전을 번역하는 일입니다.”

오로지 전 박사 혼자 번역을 했던 <쌍윳따 니까야>에서는 중요 경구에서 단어가 빠지거나 잘못 번역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번역본을 살펴보며 의심나는 부분이나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을 고쳐 나가면서 완성했다.

“경전을 번역하는 것은 학문적 업적을 위해서나 무조건적인 경배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그분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고, 또 이를 알려야겠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야 합니다. 물론, 올바르게 번역할 수 있는 자질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겠죠.”

이번 <맛지마 니까야> 완간을 기념해 12월 12일 오후 2시 불교방송국 대법당에서는 완간봉정식과 함께 기념 세미나가 열린다. 특히 이번 봉정식에는 전 박사가 <맛지마 니까야>를 번역하는 동기를 부여해 준 독일철학자 페터 노이야르도 방한해 축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는 ‘거지성자’로 알려져 있는 페터 노이야르는 <맛지마 니까야> 머릿말에서 “<맛지마 니까야>는 인간의 삶에 대한 지고한 사유와 숭고한 고요,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지는 커다란 지혜의 보물이다. 이 경전을 번역한 전재성 박사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명상수행에서의 안과 밖의 문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전 박사의 ‘철학적 입장에서 본 수행에서의 안과 밖의 문제’와 최훈동 교수(서울대 의대)의 ‘정신의학에서 본 수행에서의 안과 밖의 문제’가 발표된다. 토론자로는 김정호 교수(덕성여대)와 이중표 교수(전남대) 등이 참석한다.

한편, 전 박사는 <맛지마 니까야>에서 명상수행에 대한 체계적인 담론을 담은 경전을 엄선한 <명상수행의 바다>도 함께 펴냈다.(02)2631-1381

<맛지마 니까야> 전 5권
전재성 옮김
한국빠알리성전협회
각 권 3만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3-11-26 오후 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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