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 제16세 종정 흥덕당 덕암 대종사가 11월 22일 오전 10시 30분경 주석처였던 서울 사간동 법륜사에서 열반에 들었다. 법랍 73년, 세수 90세.
덕암 스님은 열반에 들기 전
“오관법계본무성(吾觀法界本無性, 내가 법계를 살피니 본래 성품이 없으매)
생사열반역무상(生死涅槃亦無相, 생사와 열반 또한 모양이 없도다)
약인문아거래처(若人問我去來處, 만일 내게 오고감을 묻는다면)
운산홍일조서천(雲散紅日照西天, 구름 흩어져 붉은 해가 서천을 비춘다 하리라)”
라는 열반송을 남겼다.
1913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난 덕암 대종사는 30년 금강산 유점사에서 벽산 화상을 은사로, 운암 화상을 계사로 득도한 이래 철원 심원사 불교전문강원에서 대교과를 수료했다. 이후 조계산 선암사 칠전선원과 송광사 삼일암 등지에서 참선수행을 했으며 유점사에서 대교사법계를 품수하는 등 선과 교를 두루 섭렵했다.
또한 덕암 스님은 청정수행으로 평생을 일관해오면서 태고종도 뿐만 아니라 불교계와 사회로부터 정신적인 지도자로 평가받아 왔다. 후학 양성에도 크게 기여해 왔으며 승단의 화합만이 이 땅에서 꺼져가는 불법을 다시 밝히고 중흥시킬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하고 몸소 이를 실천해 왔다.
특히 조계-태고 분규 때에는 청정비구임에도 불구하고 태고보우국사로부터 내려오는 한국불교의 법통과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헌신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국묵담 스님(태고종 제1세 종정) 등과 태고종을 세웠다. 태고종 종승위원장, 교육원장, 종무총장, 총무원장, 선암사 방장, 법륜사 조실 등을 역임한 뒤 제13세 종정을 지냈으며, 98년 제16세 종정으로 재추대되어 서울 종로 법륜사에 주석해왔다.
덕암 스님은 열반에 들기 며칠 전 종단 간부들과 제자들을 불러 “승단의 화합과 불교발전을 위해 헌신하라”는 유훈을 남겼으며, 11월 22일 법륜사에서 조용히 열반에 들었다.
분향소는 서울 봉원동 봉원사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1월 26일 오전 10시 봉원사에서 종단장으로 봉행된다. 다비식은 영결식이 끝난 후 태고총림 순천 선암사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태고종총무원 (02)382-7361, 봉원사 (02)392-3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