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스님 법어 <전문>
이사무애理事無碍한 삶이었으니
올 때는 흰구름과 더불어 오고 갈 때는 밝은 달을 따라갔습니다.
낮에는 영산회상을 열었고, 밤에는 좌복 위에 앉았습니다.
교화의 인연은 사방에 두루 미쳤고, 이理와 사事 어느 곳에도 걸림이 없었습니다.
법신이 만물에 응하는 것은 물 가운데 달과 같고,
환신幻身이 인연을 따라 멸하는 것은 허공 속의 꽃과 같습니다.
용주사 계곡물 모두 비워도 서해바다에 다시 가득차듯
손을 털고 발걸음 옮겨도 언제나 대천세계大千世界 안의 일일 뿐입니다.
종사宗師의 안목은 사부대중의 지남指南이요
종단사宗團事에는 시처時處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안광眼光이 낙지落地하니 천지天地는 실색失色 하였습니다.
이제 냉추추지거冷湫湫地去, 차가운 가을 물 처럼.
일념만년거一念萬年去, 한 생각이 영원히 변함없듯이.
한회고목거寒灰枯木去, 불 꺼진 재와 말라죽은 고목처럼.
고묘향로거古廟香爐去, 오래된 사당의 쓰지 않는 향로처럼.
일조백련거一條白練去, 그리고 때묻지 않는 한 폭의 흰 명주처럼.
휴거休去, 쉬고 헐거歇去, 또 쉬십시오.
만연소진불류종 萬緣掃盡不留 하고
일실료료절이동 一室蓼廖絶異同이라.
종차진진소산거 從此塵塵消散去하니
육창명월여청풍 六窓明月與淸風이라.
모든 인연 다 씻어 버리니 자취가 남음이 없고
한 방안이 고요하니 다르고 같음이 끊어지네.
이로부터 모든 망상 흔적이 없으니
육근문이 확 트여 청풍명월이 걸림없네.
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 영결사 <전문>
月庵堂 正大스님.
落葉歸根(낙엽귀근)의 계절입니다 산과 들에 있는 나무들이 스스로 剪枝(전지)를 통해 떨쳐버릴 것을 모두 떨쳐버리고 근본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무릇 森羅萬象(삼라만상)은 이렇게 때가 되면 떨어지고 부서지는 것이 生滅(생멸)의 도리입니다.
예로부터 이 이치를 통달한 本分宗師(본분종사)는 생멸의 법칙에 거스르지 않고 인연이 다하면 흙으로 돌아가고, 물로 돌아가고, 불로 돌아가고, 바람으로 돌아갔습니다.
스님께서도 오늘 옛사람이 걸어간 길을 떠나시려고 짐을 싸셨습니다.
오래 전부터 죽음을 친구처럼 안고 사신 스님께서야 나뭇잎 하나 떨구 듯 하고 떠나시는 발걸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애착의 헌옷을 벗지 못한 저희들로서는 왜 이렇게 가슴에 솟구치는 아쉬움과 슬픔을 가누기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正大스님.
옛사람이 이르기를 ‘옥은 불로 가려내고 금은 돌로 알아내며, 칼은 터럭으로 시험하며 물은 지팡이로 재어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스님을 영결하며 스님의 삶의 무게를 재보려고 하나 마땅한 분이 없습니다.
스님이 우리 종단과 승가에 남긴 넓이와 깊이가 너무 커서 보통의 度量衡으로는 잴 수 없는 까닭입니다.
스님은 참으로 ‘正大’라는 이름 그대로 바르고 큰 사람이었습니다.
是非를 가려 분열하는 것이 바른 것이 아니라 포옹하고 화합하는 것이 정말로 바른 것이요,
損益을 따져 좋은 것만 차지하는 것이 큰 것이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것이 진정으로 큰 것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분이 스님이었습니다.
스님은 일찍이 근대불교의 선지식인 田岡禪師 문하로 출가하여 40여 성상을 大方無外하고 理事無碍한의 삶을 살아온 분이었습니다.
용주사 중앙선원을 비롯한 제방에서 大機大用을 터득한 스님은 총무원 사회국장으로 종무행정에 첫발을 내딛은 이래 총무원 각 부장, 종회의원, 종회의장, 총무원장, 동국학원 이사장 등 종단의 중요한 종무직을 한자리도 빼놓지 않고 두루 거치는 화려한 이력을 쌓으셨습니다. 그 사이 스님이 종단발전을 위해 이룩한 크고 작은 업적을 꼽자면 눈썹을 뽑아 헤아려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보다 우리들이 스님을 잊지 못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따뜻했던 스님의 가슴 때문입니다.
스님은 타고난 친화력으로 언제나 모든 사람을 大通圓融으로 감싸안았습니다.
반목과 다툼이 있는 곳에는 화해의 웃음이 피게 했으며, 대중화합을 위해서라면 內臟까지 다 꺼내놓으셨습니다. 또한 살얼음판을 만나면 먼저 건너가고, 원하는 사람에게는 무엇이든 아낌없이 베풀었습니다. 그래서 스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모여들어 會上을 이루었습니다.
참으로 스님은 5척의 短軀이면서도 크기는 泰山을 능가했고, 넓기는 滄溟을 담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正大스님.
예로부터 至人無名에 이른 本分宗師는 어떠한 순간에도 참모습을 감추지 않는다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스님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보여줄 참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앞으로 우리는 감나무가 잎사귀를 떨구는 것에서 스님이 보여준 諸行無常을 깨달을 것입니다. 혹시 마음을 상하는 일이 생기면 스님의 和顔을 떠올리며 慈悲無敵을 생각할 것입니다. 화합이 어그러질 때는 먼저 악수를 청하던 스님의 獻身과 下心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스님이 우리와 함께 하는 동안에 드러낸 眞面目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正大스님.
스님이 우리에게 보인 空寂(공적)의 실상(實相) 앞에 왜 이렇게 가슴이 허전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스님이 우리에게 남긴 末後一句(말후일구)입니다.
日上無雲하니 麗天普照요
眼中無 하니 空裏無華로다
해뜨고 구름 한 점 없으니 하늘에는 햇살이 빛나고
눈 가운데 티끌이 없으니 허공에는 헛 꽃이 없도다.
정대스님.
삼가 靈山會上의 舊來를 본 따, 연꽃 한 송이를 들어 永訣의 인사에 가름합니다.
부디 寂光淨土에서 긴 涅槃樂을 누리소서.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지하 스님 조사(弔辭)
月庵堂 正大 大禪師님!
대선사님의 법체미령法體靡寧함을 접하고는 있었으나,
세연世緣을 다하시고 입적하셨단 부음에 큰 슬픔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본분종사의 산 눈(活眼)으로 보면 생사성괴生死成壞가 허공 꽃과 같거니 생사거래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생로병사와 어둠에 덮인 삼독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중생들은 누구를 의지하고 누구에게 청정한 법을 청하란 말입니까?
일찍이 대선사님께서는 위봉사에서 당대 선지식인 전강田岡 대종사를 은사로 득도하신 후, 조계종단의 중흥과 안정에 기여하고자 누차 총무원 국장, 부장을 지내셨고, 1975년부터는 제4대 중앙종회의원으로 피선되신 후 거듭 8선이나 역임하셨으며, 1988년부터는 중앙종회의장으로 피선되신 후 두 차례나 의장직을 맡으시어 원융무애圓融無碍한 대기大機를 보여주셨습니다.
1999년 11월 20일에는 종도들의 간절한 원력을 받아들여 제30대 총무원장에 취임하시어 종단의 안정화에 기여하였습니다. 대선사님께서는 3년여 간 총무원장에 봉직하는 동안, 종단의 숙원 과제로 남아있던 중앙승가대학교 이전불사를 완료했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립에 착수하시어 이제 개관을 목전에 두는 등 종단 중흥의 초석을 튼튼히 다지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종단의 안정과 중흥에 기여하신 후 총무원장직을 사임한 대선사님은 열반 직전까지 그동안 자신이 이사로 봉직하셨던 조계종립 동국학원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시어 인재불사에 전념하셨습니다. 이제 대선사님의 원력이 담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의 개관과 동국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있음에 추모의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대선사님은 법명 그대로 바르고(正) 크게(大) 사신 큰스님이셨습니다. 그러하기에 때로는 심산대호深山大虎의 기상으로 사자후를 일갈一喝하시며 대중에게 불법의 엄정을 무섭게 역설하신 큰스님이시지만, 때로는 활달하신 성품으로 자비만신慈悲滿身의 화신이 되셔서 수연중생隨緣衆生에게 넉넉한 보시와 뜨거운 인정을 베푸셨던 대보살大菩薩이셨습니다.
月庵堂 正大 大禪師님!
중생과 함께 할 보살의 서원을 어기지 마시고 옴이 없이 다시 오시어 교단 중흥불사에 힘을 더해 주시고 고난과 시련에 빠진 온갖 중생을 이익 되게 하시고 안락케 하소서.
生也不得
死也不得
生也死也總是不得如何
喝一喝
三聖山頭月
漢江萬里波
살아서도 얻지 못하고
죽어서도 얻지 못한다.
생사에서 다 얻지 못했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할, 일할
삼성산 꼭대기에는 달이 밝고
한강수는 만리까지 물결치도다.
삼가 대선사님의 각령전에 분향하여 정례드립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지하
■동국대 홍기삼 총장 조사(弔辭) <전문>
우리 東國 가족 모두의 정신적 지주이셨던 正大 큰스님의 忽然한 涅槃을 접함에, 모든 것이 因緣따라 오고감을 모르는 것은 아니오나, 須彌山이 흔들리고 大地가 꺼지는 듯한 충격과 상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잘 아시다시피, 큰스님께서는 宗團의 中興과 布敎에 남다른 願力을 가지고, 曹溪宗의 要職을 두루 맡아 宗團의 發展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특히 3년 간 總務院長에 奉職하시면서 宗團의 安靜과 和合에 기틀을 다지셨고, 敎團의 여러 숙원 사업들을 圓滿하게 처리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드러난 業績이 多大할 수 있었던 것은 긴 세월동안 드러내 놓지 않고 修行하신 깊은 道力의 累積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큰스님께서는 당신의 恩師이신 田岡 스님으로부터 話頭를 받아 勇猛精進하여 佛祖의 眞面目을 參究하였으며, 그리하여 전국의 禪室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參禪의 精進에도 열심이셨습니다. 그야말로 수행의 理와 행정의 事에 모두 達通하시어, 理事無碍한 圓融의 경지를 한 몸에 具現하신 이 시대의 큰 어른이셨습니다.
이런 達通無碍의 경지에서 東國學園의 理事長에 취임하시어, 21세기 인류 문명을 선도하는 名門 私學의 육성과 불교종합병원의 圓滿한 開院에 心血을 기울이셨습니다. 이런 重且大한 시기에 스님의 떠나감을 目睹하면서, 스님의 빈자리가 더욱 더 넓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저만의 心境은 아닐 것입니다.
큰스님께서는 “천지가 꿈꾸는 집이어니(天地是夢國) 우리 모두 꿈 속의 사람임을 깨달으라(但惺夢中人)”는 臨終偈를 통해, 一切는 實體가 없이 空한 것이어서 꿈이나 幻과 같은 것이니, 어디에도 매이거나 머무르지 말라는 佛智의 骨髓를 남기셨습니다.
진실로 일체가 이처럼 꿈과 같사오니, 꿈이 정말 꿈임을 아는 實相妙覺의 경지에서, 分別과 我執과 妄想이 終熄된 참다운 부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기 위한 우리 佛敎人 내지 東國人의 간절한 염원만은 깨어지지 않을 소중한 願力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큰스님의 遺志에 답하는 최선의 길이라 여겨집니다. 去來入出에 본디 自性이 없기에, 그런 如如한 자리에서 큰스님께서 우리 모두와 함께 하심을 믿으며, 한없이 허전하고 아쉬움 피할 길 없는 痛切한 심정으로 큰스님의 法具를 이제 떠나보내려 합니다.
올 때도 들어오지 않았고(來不入) 갈 때도 벗어나지 않았던(去不出) 이 生死의 廣場 너머에 길이 自在하소서.
동국대 총장 홍기삼
■조계종 중앙신도회 백창기 회장 조사(弔 辭) <전문>
- 꿈 꾸는 집 버리고 가시는 곳 어디니까-
理判에 점 하나 뚜렷이 찍으신 후
자비로써 펼친 살림살이 천지를 두루하고도 남았네라.
板齒生毛의 밥 배불리 먹은 후 한 마리 소 타고 찾아나선 장터마다
妙用의 칼 번개처럼 휘두르며 대중을 제접했네라.
理事에 걸림없는 호탕탕한 言行에 수미산이 들썩 들썩 놀랬것만
흰 구름 유유히 떠가고 나무꾼의 낮잠은 평화로웠네라.
月庵堂 正大 大禪師시여
아직 미혹한 우리들은 꿈 속의 사람임을 깨닫지 못해
날이면 날마다 시장통엔 왁자지껄 싸움판 끊이질 않는데
어디로 가시나이까
한국불교와 우리 신도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호탕무애한 큰 가슴이 더욱 절실한 오늘,
月庵堂 大禪師시여
꿈 꾸는 집 버리고 가시는 곳 어디니까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 백창기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조사(弔辭) <전문>
존경하는 월암당(月庵堂) 정대(正大) 큰스님!
이토록 홀연히 떠나시다니 어찌하면 좋습니까?
11월의 바람소리가 귓가에 자꾸 매달린다 싶더니 거리에 뒹구는 그 스산한 낙엽들이 큰스님 떠나신 자취였나 봅니다.
황급히 일손을 놓고 달려와 청하노니-
열반의 피안에서 돌아와 주소서.
사바세계는 아직 놀부의 시대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 가르치고 이르기를 착한 흥부가 되지 말고 능력 있는 놀부가 되라고 강조합니다. 선하고 바른 인간보다 모나고 비틀어져도 경쟁력 있는 사람이 주목받는 때입니다.
이제 어디에서 사표를 찾습니까?
판치생모(板齒生毛) 네 글자를 평생의 화두로 삼아 철저한 수행과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하시고, 열반에 드시면서도 ‘삶과죽음이 둘이 아니고 천지는 꿈꾸는 집임’을 깨달으라고 가르치신 큰스님 !
큰스님께서는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하시어 특유의 친화력으로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이루셨으며, 중앙승가대 이전 불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립 등 종단 중흥의 초석을 다졌을 뿐 아니라 은정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동국학원 이사장을 역임하시며 마지막 날까지 교육과 인재양성에 매진하셨습니다.
그 크신 법덕으로 이 땅에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넘치기를바라나니, 아침 해 뜰 때마다 그림자 길게 길게 드리워주소서.
육신은 비록 가시지만 덕화의 향기는 우리 곁에 영원할 것을 믿으며, 미혹한 중생들을 대신하여 마지막으로 합장해 올립니다.
부디 대해탈, 대자유를 누리시고 극락왕생 하시길 비옵니다.
문화관광부장관 이창동
■손학규 경기도지사 조사(弔辭) <전문>
사랑하는 정대(正大) 큰스님 !
흙과 물, 불과 바람이 인연 따라 모였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합(假合)의 육신이라 하나, 세간의 등불로 진리를 밝혀주시던 각령(覺靈)을 떠나 보내는 마음은 애절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대종사께서 계셨기에 종단은 六和의 정신 속에 대화합을 이루고 평화와 안정속에 구세대비(救世大悲)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큰스님께서는 또한 이 어둡고 어지러운 세상을 준엄히 꾸짖는 목탁이셨고, 미혹한 중생들에게 삶의 지혜를 밝혀주시는 등불이셨습니다.
이제 다시는 스님의 자애로운 모습을 뵐 수도 지혜와 용기의 가르침을 받을 수도 없다니, 남은 사부대중(四部大衆)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온누리에 넘쳐 흐릅니다.
존경하는 정대 큰스님 !
아직도 길 모르는 많은 중생들이 덧없는 이익을 쫓아 대립하고 싸우며 죄업을 쌓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혜와 덕으로 모든 이를 품어 안아 주셨던 스님을 떠나 보내기가 너무 아쉽습니다.
스님께서는 오직 베푸는 것만 아셨고 베풀기만을 행하셨으며 이를 통해 종단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큰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입적하시는 그 순간까지도 종단과 대중의 화합을 위해 힘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사랑하는 정대 큰스님 !
마지막 문병을 갔을 때, 제 손을 꼭잡고 들려주셨던 진리와 자비의 말씀이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나라가 처한 어려움을 걱정하시고 지도자가 걸어야 할 길을 가르쳐 주시면서 제 손을 놓치 않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不二와 圓融의 사상으로 계층ㆍ지역과 남북ㆍ국가와 민족 사이에 상생과 평화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셨던 스님!
이제 남은 우리들은 당신의 숭고한 유지를 받들어 자기 안의 지혜를 밝히고 스스로를 부단히 닦아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통해 대립과 갈등의 어둠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 환희와 희망이 가득한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정대 큰스님!
스님께서 "이 땅과 하늘이 꿈 속의 집이고 우리 모두가 꿈 속의 존재"라고 하시며 홀연히 떠나셨지만, 꿈 속에 남겨진 우리의 슬픔과 그리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커져만 갈 것입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인연의 시작이라는 말씀처럼 스님께서 지금은 다비장의 문을 통해 극락세계의 연꽃 속으로 다시 태어나시지만, 언젠가 새로운 삶으로 사바에 다시 오셔서 우리 중생들을 바르게 이끌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스님의 불생불멸의 심성을 기리며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경기도지사 손학규
■일본 대정대 이사장 조사(弔辭 )
지금 逝去하신 東國大學校理事長 故 正大선생님의 佛前에 離別의 말씀을 올리는 바입니다.
理事長님께서는 너무도 갑작스럽게 涅槃의 길로 떠나셨습니다. 저희들로선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저희들이 생각하는 正大理事長 선생님은 줄곧 韓國佛敎界의 重鎭代表者로서, 後進養成에 盡力해 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中央僧伽大學理事長, 曹溪宗總務院長을 歷任하시고, 그 拔群의 統率力으로, 難關을 克服하고, 曹溪宗 나아가서는 韓國佛敎界의 發展에 寄與하신 것은 선생님의 力量이 얼마나 非凡했는지를 그대로 일러준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탁월하신 선생님의 人格, 識見에서 想像을 超越하는 廣大한 人德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佛敎界의 世界友好를 염원하시고 저희 日本佛敎會와의 수많은 友好的 손길을 통해 佛敎文化交流에 盡力해 주셨습니다. 이처럼 선생님의 佛敎交流의 礎石을 다지신 일은 진정 고마운 일이며 日本人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總務院長직을 물러나시고 東國大學校理事長으로 就任하시어, 이제부터 敎育界에서 지금까지 蓄積된 造詣를 한층 發揮하시려는 참에,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병환이 깊은 줄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東國大學校의 새로운 發展을 期待하고 있던 차에, 理事長님으로 취임한지 1년 만에 이렇게 비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驚愕을 금치 못하면서 그저 合掌을 올릴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正大理事長 선생님의 목소리를 접할 수 없게 된 것이 悲痛한 따름입니다.
願하옵건데 淨土에서 저희들에게 佛天의 加護를 내려주실 길 빌겠습니다.
願하옵건데 還來穢國되시어 저희들을 濟度해 주시고, 全世界를 共生과 平和로 이끌어 주시길 엎드려 기원하고 빌겠습니다.
普賢行願 究竟圓滿 合掌
大正大學理事長 里見達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