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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 할머니의 ‘극락으로 시집가기’ 소동
영화 ‘오구’ 11월 28일 개봉
1989년 초연된 이래 연극관객 270만 동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오구’가 영화로 돌아왔다. 11월 28일 개봉 예정인 ‘오구’는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로 녹아있는 불교와 토속신앙이 건강하게 어우러진 영화다.

영화는 경상남도 밀양의 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이 마을에 사는 78세의 황씨 할매가 어느 날 죽은 남편이 소를 타고 데리러 오는 꿈을 꾸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이생을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낀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산오구굿’을 하겠다는 것. 할머니의 ‘극락으로 시집가기’ 위한 굿으로 인해 일부 마을 사람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일대 소동에 휩싸이지만 결국 굿판은 벌어진다.

‘산오구굿’의 줄임말인 ‘오구’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의 모티브는 신명나는 굿판이다. 이승에서의 업을 해소하고,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저승에 가기 위해 열리는 ‘산오구굿’은 사혼(死婚)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결국 할머니의 시집가기는 ‘극락으로의 여정’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이 영화에서 ‘오구대왕풀이’와 함께 어깨춤이 절로 나게 벌어지는 굿판은 할머니의 극락왕생 기원과 더불어 마을 사람들 간의 화해와 소통의 장으로 묘사되고 있다.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오구굿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허물고 갈등을 해소하는 장치이다.

“불자였던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며 우리시대의 어머니, 할머니들의 정서를 묘사하려고 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 곳곳에서 등장하는 황씨 할매의 염불소리와 ‘극락’ ‘나무일심봉청’ 등의 불교용어는 불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한상희 기자 | hansang@buddhapia.com
2003-11-20 오전 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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