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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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불교학계 두지원 허진송 교수에게 듣는다
제6회 천태국제학술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두지원, 허진송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를 만났다. 이들 두 교수로부터 한국 불교와 중국 불교의 교류 가능성과 중국에서 불교의 위상, 한국 불교와 중국 불교의 관계 등을 들어봤다.

△ 한국 방문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느낌은?
두 - 한국의 가을이 참 아름답다. 이번엔 제6회 한중일 천태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문했다. 불교역사서와 최근에 중국사회과학원에 유학중인 한국인 학생을 통해 한국을 아는 것이 전부였다.

△ 현재 재직 중인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 불교연구실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는지?
두 - 세계종교연구실내에 불교연구실과 불교문화연구실이 있다. 불교연구실에서는 불교의 역사, 철학을 중심으로 중국불교사와 세계불교사를 정리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일본 불교, 불교문헌 등을 연구하고 있다.

허 - 불교문화연구실에서는 불교가 중국의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주고 있는지 문화사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중국에서 한국불교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불교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두 - 허진송 교수가 <한국불교사> 상, 하를 쓴 장본인이다. 중국에서의 한국불교 연구는 한·중 불교관계사적인 입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불교 역시 마찬가지다. 타국불교에 대한 중국학자들의 공통적 인식은 이들이 중국불교에 어떤 공헌을 했느냐에 있다.

허 - 그런 점에서 한국불교는 중국불교에 공헌한 바가 많다고 평가된다. 지금까지의 불교학자들은 인도 스님들이 중국 불교에 영향을 준 부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왔지만,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에 영향을 준 바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 지금까지 한국 스님이 중국에 영향을 준 사례가 많이 연구되었는가?
허 - 지장보살의 영지로 중국 4대 불교 명산 가운데 하나인 주화산(九華山)과 신라 무상(無相 680~756) 스님, 원효 스님의 사상이 미친 영향이 가장 크다. 무상 스님은 쓰촨성(四川省)에서 선종을 전파했다. 당(唐)대에 북종선(北宗禪)의 정중종을 완성한 스님으로 정중사(淨衆寺)에 머물면서 후학양성에 힘쓰며 대자사, 보리사, 영국사 등을 건립,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효 스님은 중국의 화엄사상, 법상종(法相宗)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 고려시대 <천태사교의>를 저술한 제관(제觀 ?~970) 스님은 천태 논소제문(論疏諸文) 등의 자료를 송나라에 전해줘 중국 불교 발전에 기여한 스님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 - 아직 고증된 바는 없으나, 중국에서 인도 스님이 썼다고 알려진 전적들 가운데에는 신라시대 스님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전적류들도 있다. 한국 스님들은 중국 불교 사상이 창조적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 신라 월충(月忠) 스님이 쓴 것으로 알려진 <석마하연론(釋摩訶衍論)>은 이후 티베트어로 번역돼, 티베트 불교에 큰 영향을 줬다. 한국 스님들이 중국에서 쓴 책들이 티베트에 많이 보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천태학술대회에 참석하였는데, 중국에서 천태학 연구 동향은?
두 - 중국에서 천태학 연구 열기는 매우 높다. 반계명이란 사람이 쓴 <지의전>이란 책이 나온 것을 봐도 알 수 있고, 저장성(浙江省)에서는 천태학에 대한 국제학술회의가 4번 열렸다.

중국 천태종의 개종조인 지의대사는 중국 학자들이 뽑는 전 세계 최고의 사상가 10명에 꼭 포함이 된다. 불교사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 철학사적으로도 연구가 활발하다.

오늘 타다 코오분(多田孝文, 대정 대학) 교수가 지의대사를 작은 석가라고 말했던 것처럼, 중국에서도 석가모니 제자들 중 가장 마지막을 꽃피운 스님이라고 평가한다.

△ 중국에서 불교의 위상은?
허 - 중국의 헌법 상에는 종교의 자유가 허용돼있으나,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중국에서는 불교가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었다. 중국의 개혁이후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면서 여러 종교가 중국사회에 나타나고 있지만 도교·불교 신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양쯔강(揚子江) 이남에서는 불교인구가 90%이상이다.

△ 대부분의 국민이 불교도만큼 중국 정부의 관심도 각별할 것 같다.
두 - 중국 정부는 현 정권의 사회주의 정책을 확대시키면서, 국민을 계도할 수 있는 종교를 불교라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불교를 장려하며, 불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중국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사는 정부의 지원에 의한 것이 상당히 많다. 10여 년 전 간행된 200여권 분량의 <중화대장경>역시 중국 정부에서 재정 지원이 이뤄졌다.

허 - <중화대장경>은 산시성(山西省)에 있는 조성사에 있던 금나라 때 대장경을 저본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해인사 <고려대장경>에서 보충했다. 한국 불교는 이렇게 중국 불교에 영향을 주었다.

△ 중국학자들은 한국 불교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두 - 한국불교와 중국불교는 고대에는 교류가 활발했던 것으로 문헌에 나타나있다. 그리고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현재에도 중국불교협회와 한국불교종단협 사이에는 잦은 인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불교학자들 간에 교류가 거의 없어, 한국 불교학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 - 반면 일본과의 학술교류는 활발하다. 일본 창가학회의 ‘일본동양철학연구소’나 ‘중외일보’ 같은 일본 내 불교 신문이 주관한 국제학술대회가 해마다 열린다. 한국에서는 특별히 중국과의 학술교류의 장이 만들어지고 있지는 않은 듯 하다. 간헐적인 교류만이 있을 뿐, 지속적인 학술교류는 이번에 참가한 학술대회 외에는 들어보지 못했다. 동아시아 국가의 불교학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한국 불교학계나 불교계에서 만들어주길 바란다.
오유진 기자 | e_exist@buddhapia.com
2003-11-19 오전 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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