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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단식 또 다시 38일째
지율스님이 단식을 하고 있는 부산시청이 사람들로 붐볐다. 단식 36일째를 맞았던 11월 9일, '천성산 인연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지율 스님의 얼굴은 수척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서울에서, 경주 동국대에서 찾아온 스님들과 학생들이 천성산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지율스님을 응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던 이날, 부산시청 광장에는 그동안 천성산과 지율스님과 인연이 있었던 2백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천성산 인연의 날' 행사를 갖고 서면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지율스님은 오랫만의 묵언을 깨고 짧은 인사말로 사람들의 동참을 기뻐했다.

지율스님은 "오늘의 이 발걸음을 시작으로 언제나 처음처럼 천성산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일에 걸음해주고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랫만에 내원사 주지 혜등스님도 함께 했다. 혜등스님은 "마음이 너무 답답하다"고 말문을 연 뒤 "여기 저기서 지율스님의 단식을 풀게 하라고 압력이 들어와 힘들다. 시청에 와 지율스님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고 우리들 모두의 마음이 모여야 이 일이 해결이 될텐데 하는 생각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천성산과 지율 스님을 살리는 종교인 108인 선언의 날' 행사를 겸해 열렸던 천성산 인연의 날에는 정수진 '환경을 생각하는 전국 교사 모임' 회장을 비롯해,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이인식 마창환경운동연합 의장, 내원사 주지 혜등 스님, 빨마수녀원 쏠리나 수녀 등이 참석해 서면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특히 이날 부모나 교사들과 함께 참석했던 학생들은 도롱뇽 소송을 지지하는 엽서쓰기에 참여해 지율스님을 응원하고 도롱뇽을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또박 또박 적어나갔다. 엽서쓰기와 함께 진행된 손도장 찍기에서도 천성산과 도롱뇽, 지율스님 모두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을 담았다.

또한 도롱뇽 소송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천성산 홈페이지에는 만덕 초등학교의 김소미라는 초등학생이 도롱이홍보단으로 활동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미는 초등학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홈피나 카페 등에 도롱뇽 소송에 대한 글을 올리고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퍼 나르고 있다. 그리고 매일 스스로 글을 올린 홈피 주소를 소개하며 다른 사람들도 인터넷 홍보에 동참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도록 도와달라는 말도 잊지 않고 있다.

한편 11월 10일 현재 지율스님은 단식 38일째다. 지난 2월 38일만에 단식을 끝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단식을 그만 둘 기미가 없다.

"정부가 어떠한 대안을 갖고 오지 전에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 지율스님의 입장이다. 현재 스님은 2년여동안 천성산을 지키기 위한 스님의 활동내용과 직접 찍은 사진 등을 일지 형식으로 엮은 책을 출판할 예정으로 준비중이다. 생명과 환경의 문제에 접근하는 지율스님의 치열한 정진과 천성산에 살고 있는 풀, 꽃, 벌레들의 사진으로 사람들의 생명 사랑을 일깨우고 싶기 때문이다.

비가 그치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봉고차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새벽 공기는 더욱 쌀쌀해지고 추위에 잠이 깬 지율스님의 하루는 좀 더 빨리 시작될 것이다.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
2003-11-11 오전 9: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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