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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미사일, 방독면, 축구공 등 현대 문물들이 전통탱화 속에 등장하고 있다. 낯선 모습이지만 흥미롭다. 이렇게 시대상을 반영한 이런 탱화들이 서서히 새로운 사찰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 영남대학교·관음사가 11월 1일 영남불교대학 3층 대법당에 봉안한 신중탱화를 비롯해 수원 용주사 대웅부전의 감로탱화, 도피안사 대웅전의 300나한 유화탱화 등 사찰 내 탱화들이 새롭게 변신했다.
관음사 신중탱화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들이 노트북과 미사일, 방독면 등 최첨단 무기를 들고 서있어 눈길을 끈다. 용주사 감로탱화 역시 이색적이다. 작년에 봉안된 이 감로탱화는 ‘2002 한·일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우측 상단에 축구공을 그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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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탱화 속의 호법신장들이 이전까지 들고 있었던 칼.도끼.창 등 고전적인 무기를 내려놓고 현대 문화를 상징하는 도구들을 든 이유는 무엇일까.
관음사 주지 우학스님은 “신도와 일반인들에게 호법신장들도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친근감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중생의 번뇌와 아픔을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탱화의 변신을 시도한 사찰들은 불자들과 일반인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탱화가 법당의 병풍으로써가 아니라 시대상황을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불교미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