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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시리즈의 마지막, ‘레볼루션’
지난 1999년 영화 ‘매트릭스’ 1편이 개봉했을 때의 흥분과 감격을 기억하는가. 4년 여정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매트릭스의 최종편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이 11월 5일,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동시에 개봉됐다.

전작 시리즈들이 주인공들의 대사와 상황설정을 통해 불교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매트릭스 3’은 완성도 높은 그래픽을 통해 불교의 ‘화엄세계’를 시각화 하는 성과를 낳았다. 비록 육신의 눈을 잃었지만 또 다른 눈(혜안)을 통해 빛으로 가득 찬 기계도시를 바라보는 네오의 시야를 보여주는 장면 등이 바로 그것.

매트릭스 시리즈는 화려한 특수효과 등의 오락적 요소에 동ㆍ서양의 철학을 조화시켜 적잖은 사회문화적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동양사상에 심취한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영향으로, 영화에 나타난 불교적 메시지에 대한 해석이 전 세계 불자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개봉 첫 주 세계 영화시장에서 1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최초의 영화라는 기록을 남기는 등(매트릭스 2) 대중의 관심 한가운데 자리한 매트릭스. 결국 매트릭스는 시리즈마다 논란과 화제를 일으키며 새로운 문화형태를 창조해내는데 성공했다.

# 불교적 세계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결국 허상이라는 것이 이 영화의 모티브이다. 보는 것, 먹는 것, 입는 것, 즐기는 것 모두가 ‘매트릭스’라는 기계 세상이 만들어 낸 허구라는 것. 이 사실을 알게 된 네오는 고통에 휩싸인다.

이는 사바세계는 ‘고(苦)’라는 부처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말초적이고 현상적인 것에만 둘러싸여 살다 혜안을 통해 바라본 중생계는 무명의 괴로움이 가득한 공간, 즉 ‘매트릭스’다. 3편에 이르러 동일시되는 ‘빛과 어둠’은 깨달음의 세계와 현상계의 공간이 둘이 아님을 암시한다.

# 불성의 발견
“선택을 하는 것은 결국 너 자신이고, 그것을 믿는 것도 네 자신이다.” 1편에서부터 주인공 네오(혹은 미스터 앤더슨)는 “빨간약 줄까, 파란약 줄까”를 시작으로 끊임없는 선택(자유의지)의 기로에 선다. “내 안의 가능성(불성)을 믿고 선택할 뿐”이라던 주인공은 마침내 자신의 존재이유를 깨닫는다.

불교에서는 일체만물에 불성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고 내 안의 부처를 믿고 본래면목에 계합할 것을 독려한다. 영화의 말미에서 오라클이 네오와의 재회를 언급했던 것은 누구라도 ‘그(the one)’, 네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라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적 자아관과 같은 의미다.

# 가장 불교적인 캐릭터는?
많은 이들은 아마도 깨달음의 과정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주인공 네오가 가장 불교적인 캐릭터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3편에 이르기까지 네오의 구도에 마구니 역할을 했던 스미스 요원을 ‘매트릭스 등장인물 중 최고의 불교도(?)’로 꼽을 수 있다.

스미스 요원은 네오에게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1편), 공존의 의미(2편), 인간의 집착(3편)이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 특히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던 3편의 빗속 격투신에서는 화려한 액션 뿐 아니라 스미스 요원이 네오에게 던지는 대사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불교적 사고관이 엿보이는 명대사들
‘매트릭스 1편(Matrix)’
- 트리니티: “네오, 진리는 저 밖에 있어. 네가 찾으려고 하면 해답이 곧 널 찾아 올 거야.”
- 모피어스: “현실이라는 메마른 땅에 온 것을 환영하오.”
- 모피어스: “마음을 자유롭게 하면, 몸은 저절로 따라오지. 모든 것을 버리게. 두려움, 의심, 불신,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네.”
- 스푼 걸: “스푼을 휘려고 하지 말아요. 그건 불가능해요. 대신 진실을 깨달아야 해요. 스푼은 없어요. 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죠. 당신의 마음이 휘면, 스푼도 휘어져요.”

‘매트릭스 2편: 리로디드(Matrix: Reloaded)’
- 네오: “예언은 거짓이었어. ‘그(the one)’는 그 어떤 것도 끝내는 게 아니야. 그건 또 다른 통제 시스템에 불과할 뿐.”
- 오라클: “자네는 선택하기 위해 여기(매트릭스)에 온 게 아니야.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를 깨닫기 위해 온 거지.”
- 모피어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들이 과연 실재하는 것들인가? 감각은 두뇌 신경세포에 대한 전기적 화학적 자극에 불과하다.”

‘매트릭스 3편: 레볼루션(Matrix: Revolution)’
- 오라클: “시작이 있는 모든 것은 끝도 있다.”
- 스미스 요원: “너희들 인간의 삶의 목적은 ‘끝(죽음)’을 위한 것이지. 왜 포기하지 않는 거지? 모든 것이 환상이고 망상이며 집착일 뿐인데.”
- 네오: “놀라워, 빛으로 가득 찬 세상이야. 트리니티, 네게도 이 빛의 세상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어.”
한상희 기자 | hansang@buddhapia.com
2003-11-07 오전 8:41:00
 
한마디
일반 영화잡지에서는 전부 기독교 영화라 되어있고 불교나 기타종교철학은 양념으로 들어간 거라고 나와있어요. 네오는 세계를 구원하기 위한 예수를 빗댄 거라고 하고,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처럼 네오도 자기를 희생해서 세계를 구원해낸거라고 나와요.
(2003-11-10 오전 9: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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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의 차이라고 봅니다 세상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니까요... 기독교적 세계관을 미화한다고 보는 것도 한 쪽 시각으로만 보는 것일 수도 있죠~
(2003-11-08 오후 3:14:14)
8
불교계 많은 사람들이 매트릭스는 불교적인 성격의 영화라고 하지만 결국 모든 동서양의 철학을 아우른 결과는... 기독교적 세계관의 미화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ㅡ.ㅡ^
(2003-11-08 오전 11: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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