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고찰 불국사 경내에서 고려시대 건물터로 보이는 유적이 발견됐다.
경주대 박물관(관장 강봉원)은 9월 24일부터 불국사 성보박물관 건립을 위해 경내 남동쪽 지역 12,100㎡의 면적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축조년대가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건물지 1동과 석축 3개소, 석조물 기단 1개소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주대 박물관측은 “이 건물 터는 지난 73년 불국사 복원 정비보고서 등에서 언급된 적이 없다”며 “새로운 유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곳을 고려시대 건물터로 추정하는 이유는 건물지에서 ‘仇於馹(구어일)’이라는 고려시대 역(驛)명이 새겨진 기와편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금석문 전문가인 김창호 경주대 문화재학부 교수는 “고려시대 역은 80여개 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 역명이 금석문자료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에 발견된 ‘구어일’ 역은<고려사> ‘형지’편에 나오는 ‘仇於旦(구어단)’ 역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불국사 성보박물관은 2001년부터 국비 48억원을 포함한 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립 계획을 추진해왔다. 문화재청 매장문화재과 신희권 씨는 “고려시대 건물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됐기 때문에 발굴조사 없이 박물관을 건립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성보박물관 건립 일정과 장소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