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광이나 그림을 봄으로써 눈을 즐겁게 하거나, 향기를 맡음으로써 마음은 이완시키는 ‘아로마 테라피(향기요법)’ 등은 오관(五官)을 다스림으로써 마음을 다스리는 심리치료법이다. 차를 마시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아로마 테라피’가 후각을 통한 마음 다스리기라면, 다도는 차의 색과 맛, 향을 모두 즐김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원장 한영실)이 개설한 ‘티 테라피(Tea Therapy) 지도자 과정’은 이처럼 차와 명상 그리고 차를 이용한 음식을 통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티 테라피’라는 용어는 강좌를 진행하는 이은주(39) 연구원이 처음 만든 용어로, 차를 마시는 행위에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인 ‘웰빙(well-being)’의 개념을 접목한 것이다.
1994년 회사 내 동호회인 ‘선경다회’에서 처음 차를 접하게 된 이 씨는, 숙명여대 대학원 식품영양학과에서 차에 관한 논문을 쓰기도 하는 등 차 공부를 계속하면서 ‘차 마시며 심신을 치유하는 법’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자 이 강좌를 개설하게 됐다.
“티 테라피는 차를 매개로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흔히 차 강의는 예절과 접목해서 많이 이루어지는데, 저는 차를 즐김으로써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 좀 더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차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3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 강의는 차의 성분과 효능부터 다구 고르는 법, 다구 사용법, 차의 종류, 찻자리 예절 등 기본적인 과정에 이어 자신에게 맞는 차 고르기, 찻자리 꾸미기, 차를 이용한 명상, 다식과 차를 이용한 요리 만들기 등 차 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들을 배우고 실습하게 된다.
“자신이 찻자리의 주인이 되어 차를 충분히 음미하고,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쉬게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심리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 강좌는 차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생활 속에서 차 마시기를 일상화하고, ‘다도의 즐거움’을 찾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월 5일 첫 강의에 참석한 수강생 한혜진 씨는 “차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고 생활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강의를 신청했다”며 “아늑한 공간에서 조용히 차를 우리고 마시는 과정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게 된다”고 말한다.
한영실(46) 원장은 “요가나 명상 등 정신 수련을 겸한 운동을 통해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추구하려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춰 개설한 티 테라피 강좌는, 자칫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말한다.
한 원장은 3개월 과정의 기본 과정이 끝나면 심화과정을 통해 차에 대해 좀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예정이다.(02)710-9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