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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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계미년 동안거 결제
전국 90여 선원 3개월간 용맹정진
訛)하리라
흰구름 그림자 속에서 깔깔대고 웃으니
두 손으로 들고 와서 그대에게 전해 주었네.
만약 황금털을 가진 사자새끼라면
삼천리 밖에서도 어려운 곳을 알아차리리라.

금우(金牛)화상이 항상 공양 때가 되면 밥을 들고서 큰방 앞에 가서 춤을 추고 깔깔 웃으며 말했습니다.
“납자들이여! 밥을 먹으러 오라.”
뒷날 어떤 납자가 장경혜릉(長慶慧稜)선사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고인이 말한 ‘납자들이여! 밥을 먹으러 오라’고 한 뜻이 무엇입니까?”
“마치 재(齋)를 마친 후에 경하(慶賀)하며 축원하는 것과 같느니라.”

나중에 그 납자가 또 대광거회(大光居誨)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장경이 재(齋)를 마친 후에 경하하며 축원하는 것과 같다고 한 뜻이 무엇입니까?”
그러자 대광스님이 춤을 추었습니다.
그러자 그 납자가 대광스님에게 절을 하였습니다.
“너는 무엇을 보았기에 나에게 절을 하는가?”
이에 그 납자가 춤을 추었습니다.
그러자 대광스님이 말했습니다.
“이 앵무새같이 흉내나 내는 멍청한 놈아!”

아침에는 죽을 먹고 한낮에는 밥을 먹는 것이 우리의 살림살이입니다. 이는 해제이건 결제이건 봄이건 가을이건 변함없는 선가의 일상생활이기도 합니다. 조사선(祖師禪)의 생명은 일상성입니다. 그래서 늘 마조선사는 ‘평상심(平常心)이 도(道)’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고인들은 공양을 앞에 두고서도, 또 함께 먹으면서도 서로의 기봉(機鋒)을 겨룰 때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금우스님이었기에 같은 마조회상에서 공부하고 있던 방거사(龐居士)에게도 한 소리를 합니다.

금우스님이 밥을 나누는 진지를 하면서 방거사에게 물었습니다,
“마음에 경계를 일으켜 밥 받는 것을 이미 유마거사가 꾸짖었다. 가섭존자가 부자를 버리고 가난한 집만 복을 짓게 해주려고 골라서 탁발을 다닌 이 이치를 벗어난 거사는 만족스러운가?”
“그것을 꾸짖은 유마가 어찌 본분종사가 아니겠는가?”

이에 선사가 물었습니다.
“그 일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그러자 거사가 말했습니다.
“밥이 입가에까지 왔다가 다시 남에게 빼앗겼도다.”
이에 금우스님이 얼른 진지를 계속하였습니다. 그러자 방거사가 말했습니다.
“한 마디도 필요치 않구나.”

반야의 보검을 종횡으로 휘두르니 그 칼날 앞에 언어가 끊어지고, 밝은 거울을 높이 걸어두니 언구(言句) 속에서 비로인(毘盧印)이 나옵니다. 평온하고 고요한 경지에서 옷 입고 밥 먹으니, 신통력 부리는 곳에 무엇 때문에 머물겠습니까? 이런 이치를 분명히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약 이 이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면 그 때마다 삼십 방망이를 맞아야 할 것입니다.
밥만 축내는 납자가 아니라 공부하는 납자임을 눈 밝은 이는 알아봅니다.

‘금우반통(金牛飯桶)’ 공안의 주인공 금우선사는 마조선사의 법을 이은 대선지식입니다.
그는 점심 때가 되기만 하면 공양통을 들고서 승당 앞에서 춤을 추고서 껄껄대며 말하였습니다.

“납자들이여! 밥을 먹어라.”
이 같은 소리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줄곧 20년 동안 하였던 것입니다. 언제나 공양 때가 되면 항상 종을 치고 목탁을 두드리는 것도 밥 때를 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 시간에 공양통을 들고 와서 숱한 재주를 피우고 있는 것이겠습니까?
금우스님이 미친 것입니까? 아니면 법문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이렇게 해서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한 것입니까?

이에 대하여 장경스님은 ‘마치 재(齋)를 마친 후에 경하(慶賀)하며 축원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고, 대광스님은 그 말을 듣고서 춤을 추었습니다. 그렇다면 장경과 대광이 고인의 뜻을 제대로 함께 밝힌 것입니까?

금우스님이 손수 밥을 짓고 춤을 추면서 사람들에게 밥을 먹으러 오라고 한 뜻이 참으로 무엇인지 알겠습니까?
이번 철의 결제대중은 정진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발우를 펴고 공양을 하면서도 늘상 이 화두를 놓치지 말고 항상 참구하시기 바랍니다.

대이공양도승당(待伊供養到僧堂)하야 륵하삼권막막교량(肋下三拳莫較量)이어다
보청무시제박수(普請舞時齊拍手)하니 불연과립막승당(不然顆粒莫承當)이리라
밥을 들고 큰 방 앞에 이르렀을 때
옆구리를 세 번 때려 분별치 못하도록 하라.
여럿이 춤출 때 모두가 손뼉을 쳐라
그렇지 않으면 낟알 한 톨도 얻어먹지 못하리라.

불기 2547(2003). (음) 10. 15
계미년 동안거 결제일 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
2003-11-06 오후 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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