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도갑사 ‘도갑사도선·수미비’와 강진군 백련사 ‘백련사사적비’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노태섭)은 10월 30일 문화재보호법 제4, 8, 16조의 규정에 의해 이들 두 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현재 전남 유형문화재 제38호 지정돼 있는 ‘도갑사도선·수미비’는 통일신라시대 도선국사와 조선시대 수미왕사의 행적을 기록한 높이 517cm규모의 석비다. 문화재청은 이 석비의 보물 지정 사유로 규모의 거대함과 당대 최고의 작품성을 보이는 양 측면 운용문의 율동감과 힘찬 기상을 들었다. 또 석비의 건립기간(18년)이 명시된 점과 다른 석비와 달리 2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 이들 두 선사의 글씨의 서예사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도 그 이유다.
‘백련사사적비’는 전남 유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돼 있으며 고려시대에 제작됐다. 이 비석은 귀부(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의 받침돌)와 비신(비문을 새긴 빗돌)가 각각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제작돼 건립연대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귀부의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조각수법도 뛰어나 고려시대 전기의 작풍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사적비 조선시대 석비의 양식을 잘 보여주는데, 양 측면에 양각된 초화문은 이 시대의 석비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 특이한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