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티베트 탄압참상 온몸으로 고발
1943년 10살의 나이로 출가한 티베트 아이 노둡. 팔덴 갸초라는 법명을 받고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자 했던 그에게 가장 먼저 닥친 시련은, 중국의 티베트 침공에 반대했던 스승을 ‘인도 정부의 스파이’로 고발하라는 중국 공산당의 협박이었다. 그는 이에 응하지 않은 대가로 30여 년간을 감옥에서 보내야만 했다.
<가둘 수 없는 영혼>은 티베트 최장기수이자 고통 받는 티베트의 현실을 유엔에서 증언한 최초의 티베트인인 팔덴 갸초의 입을 통해 티베트 현대사의 비극을 전하고 있다.
중국당국에 체포된 그는 고문과 강제노역, 굶주림, 사상교육에 시달려야만 했다. 감옥생활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했다. 발에는 족쇄가,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다. 전기봉을 입에 넣고 고문하는 바람에 이는 모두 빠졌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형에 처하겠다”는 협박이 이어졌고, 수감된 동료들의 비리를 고발하라는 압력은 물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부정하라고 강요당했다. 그 과정에서 감옥 안에서의 처형과 자살은 계속됐다. 처음, 티베트 봉기에 참여했다는 죄목으로 7년을 선고받았던 형기는 탈옥 시도와 종교 행위를 했다는 모함, 감옥 안에서의 시위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달라이 라마를 부정한다는 것은 곧 티베트 독립을 포기하는 것이며 불교를 버리는 것이라는 신념에서였다. 중국 공산당은 팔덴 갸초를 감옥에 가두었지만, 그의 사상과 영혼은 결코 가둘 수 없었다. 이미 그에게는 감옥이 사원이었고, 족쇄와 수갑이 경전이 되었기 때문이다.
61살이 된 1992년 마침내 석방된 그는 곧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의 다람살라로 건너가 달라이 라마를 친견하고 티베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상을 전했다. 이후 영국과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을 돌며 티베트의 독립을 호소했으며 중국 대표단이 참석한 유엔에서 중국의 티베트 탄압에 대해 증언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다람살라에 머물며 티베트 독립을 위한 증언을 계속하고 있다.
“부당한 침략에 저항하는 우리 모두의 의지는 꺼지지 않는 불과 같다. 티베트의 어린 소년소녀들은 지금도 ‘티베트 자유’를 외치고 있다. 우리에겐 아직도 희망이 있다.”
가둘 수 없는 영혼
팔덴 갸초 지음, 정희재 옮김
꿈꾸는 돌
9천9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