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셔서 당장 무슨 병이 낫고 몸이 즉각 어떻게 호전되기를 바라는 것은 분명 과욕입니다. 차를 마신다는 것은 무엇보다 건강을 생활화하고 마음을 고요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요. 건강을 위해 쉽고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차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냈어요.”
전문희(41)씨는 이 책을 통해 사계절 우리 산천에서 자라는 야생식물로 만든 차와 식이요법을 소개했다. 책 소개를 위해 멀리 지리산 피아골 농평마을에서 달려온 전씨를 10월 27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우리의 몸은 하루에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물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가장 좋은 것이 차를 마시는 일이지요. 특히 자연의 생기를 그대로 담은 산야초차를 마신다면 수분 뿐만 아니라 엽록소를 통한 비타민과 미네랄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패션모델, 통기타 가수, 인테리어 사장 등 제법 성공한 사업가로서 생활하던 전씨가 약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10여 년 전. 어머니가 임파선암 말기 선고를 받자 고향인 전남 장흥으로 내려갔다. 그는 고향 산야에서 직접 체취한 각종 산야초로 자연치료법과 한방요법을 병행,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어머니를 3년이상 더 살게 했다. 바로 산야초 덕분이었다.
이런 귀중한 경험이 전씨가 지리산에 살면서 산야초 차 보급운동을 하게 만들었다. 백초차, 칡꽃차, 쑥차, 감잎차, 연잎차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초 20여 종으로 차를 만들어 보급하는 한편 ‘건강을 위한 산야초 모임’도 이끌고 있다.
특히 이 책에는 저자가 산중스님들로부터 구전돼 오던 우리나라 전통의 산야초차를 복원, 현대화하고 일반화하기 까지의 과정이 수필식으로 잔잔하게 소개돼 있다.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식용식물은 차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차들을 오래 마시다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본래 제자리를 찾은 듯 깨끗해 짐을 경험하게 됩니다.”
실제로 찔레꽃의 경우 그 속에는 더위를 식히고 위장을 보호하며 출혈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찔레꽃은 피기 시작할 즈음 따서 찌고 말리기를 세 번 거듭해 차를 만든다. 토끼풀도 차 재료가 된다. 그늘진 곳에서 말렸다가 달여 마시면 폐결핵과 천식, 감기, 황달, 이뇨, 해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냉이는 그 뿌리를 말렸다가 겨울철에 달여 마시면 감기예방에 좋다.
이외에도 전씨는 자양강장과 당뇨 등 온갖 질병의 예방.치료에 좋은 뽕잎차, 핏속의 산소공급을 원활히 하는 칡꽃차, 세균성 이질에 특효인 질경이차 등 갖가지 산야초 차를 소개했다. 또 약리작용이 뛰어난 꿀풀, 닭의장풀, 질경이 등의 효능과 가을의 산야초차인 대추차, 국화차, 구절초차 등의 제조 방법도 알려 준다.
“건강한 삶을 살려면 차를 꾸준히 마시면서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 심리적인 안정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지리산에 살면서 터득한 지혜이지요.”
지리산에서 보낸 산야초 이야기
전문희 글/김문호 사진
화남
9천5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