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출가 대중의 절반을 이루는 비구니 승단의 위상은 세계 불교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불교를 신봉하는 50여개 나라 중에서 독자적인 비구니 승단을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포교나 문화, 복지 분야에서 비구니 승단의 역할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온유함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구 250계에 비해 현격히 많은 비구니 348계가 상징하는 엄격한 계행은, 형식적 불평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회의 엄정한 도덕적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따라서 비구니 승단의 위상은 승가 전체의 위상을 위해서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
명성 스님의 개인적 정체성은 한국 최고의 비구니 교육 기관인 운문승가대학의 학장이라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평생을 비구니 스님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바친 것이다. 바로 이점이 명성 스님에 대한 기대의 근거다. 이미 조직 구성원의 신망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명성 스님은 이미 8년 간 비구니회 부회장 소임을 맡은 바 있다. 한국 최대의 비구니 조직을 이끌 경험도 충분하다.
특히 비구니회는 올 8월 비구니회관을 준공하여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외형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숙과 조직력 강화가 최대의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어떤 때보다 회장의 역할이 막중한 때인 것이다.
비구니회의 발전은 한국불교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다. 명성 스님의 학덕과 신망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도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