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주부 조해인(가명) 씨는 요즘 생활비 지출이 부쩍 늘었다.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몸에 좋다는 유기농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 그는 야채나 과일 등 농산물에서부터 화장품이나 장난감, 의류 등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유기농(0rganic)' 딱지가 붙은 제품은 무조건 골라놓고 본다. 그러나 조 씨 남편 홍석정(가명) 씨는 아내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유기농이 뭔데 이렇게 비싸? 건강에 확실히 좋긴 한거야? 그걸 어떻게 믿어?" 돈보다 건강이 중요하다고 우기기만 하던 조 씨, 남편의 질문에 그만 말문이 막혀버린다.
○ 유기농?
흔히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된 농산물이 모두 '유기농산물'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무농약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유기농산물 여부는 재배 토양의 성분으로 결정짓는다. 국립농산물 검사소는 '무농약 조건'에 '유기물 함량이 3%이상인 흙에서 한가지 작물을 3년 이상 재배한 것'에 한해서만 유기농 품질을 인정한다.
24년 간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은 '유기농법 대가' 김영원 씨는 "흙 1g에는 1억 마리에 달하는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을 살리는 것이 유기농의 관건"이라고 말한다. 이들 미생물의 영양분이 바로 유기물. 단순히 농약을 끊은 흙이 아닌, 퇴비 등의 유기질 비료로 3년을 지낸 흙이라면 미생물의 활성화를 가능케 할 수 있다. 사랑을 받고 큰 아이들이 풍성한 감정을 소화해내듯, 영양이 가득한 양질의 토양에서 자란 유기농산물은 맛도 색도 단연 돋보이기 마련이다.
○ 유기농과 건강
유기농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가격이 2~3배 비싸지만 '건강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의 손길을 잡아끈다. 그렇다면 유기농이 과연 건강에 좋긴 좋을 것일까?
전문가들은 "유기농산물이 일반 농산물에 비해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더 많이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칼슘, 철, 아연, 크롬, 마그네슘, 셀레늄 등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 영양소들은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법. 유기물의 함량이 높은 유기농산물에는 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유기농산물 이용 시 일반 농산물에서 섭취하기 힘든 영양소들을 보충할 수 있다.
○ 유기농 제대로 고르기
최근 농협 등 대형 마트에는 '친환경 농산물'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친환경 농산물이 모두 유기농산물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농산물은 유기농산물, 무농약 농산물, 저농약 농산물, 농약사용 일반 농산물 등으로 나뉘는데, 무농약·저농약 농산물도 유기농산물과 함께 친환경 농산물로 분류된다. 그래서 이들이 때로는 유기농산물로 둔갑, 고가로 팔리는 실정이므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립농산물 검사소가 승인한 인증마크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유기농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점과 쇼핑몰 등이 늘어나면서 최상의 구입처 선정에 대한 고민도 만만치 않다. 이에 가장 좋은 방법은 전통적인 유기농법을 이어온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는 것이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서 몇 시간 여 떨어진 시골길을 달려 유기농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유기물들이 자연의 밑거름이 되고 또 인간에게 돌아오며 연기적 순환을 거듭하듯, 생산자와 소비자 역시 상생과 순환의 관계로 이끌어 가는 것이 진정 유기농다운 발상이 아닐까.
△ 유기농산물 생산자 단체를 만날 수 있는 곳
한살림(www.hansalim.or.kr), 흙살림(www.heuk.or.kr),한국유기농업협회(www.organic.or.kr)
△ 유기농산물 전문 쇼핑몰
올가(www.orga.co.kr, 080-596-0086), 유기농세상(www.62w.com),
유기농하우스(www.uginong.com)
△ 유기농 전문 음식점
마켓오(market O)- 서울 청담동, 유기농 퓨전 레스토랑, 02-548-5090
한쿡(hanCook)- 서울 대치동, 한식 전문, 02-555-8103
델리 반- 서울 청담동, 샐러드와 샌드위치 전문, 02-511-9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