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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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부패 전쟁퇴치 불교 지성들의 도전
‘참여불교’라는 명칭은 세계적인 불교지도자 틱낫한 스님이 베트남에서 프랑스에 의한 식민통치와 미국과의 전쟁을 반대하며 투쟁했던 사람들의 행동을 일컬어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이후 ‘참여불교’란 개념은 1978년 미국에서 설립된 ‘불교도평화우의회’와 1989년 조직된 ‘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에 의해 널리 쓰이게 됐는데, 보통 불교적 가르침과 수행을 통해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불교의 사회적 행동주의를 일컫고 있다.

현재 ‘참여불교’는 빈곤, 사회부패, 계급적 갈등과 억압, 독재, 전쟁 등의 고통을 경험한 국가 불교지도자들이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불교를 재해석하고 적용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아시아의 참여불교>에는 자신에게 닥친 시련과 고통을 극복해 인류에로 승화시킨 세계적인 참여불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틱낫한 스님, 그리고 인도 불가촉천민의 아버지 암베드까르 박사 등의 삶과 사상이 소개돼 있다. 또한 사회운동가로서 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태국 시민사회운동의 대부 술락 시바락사와 태국 지성계에 영향을 끼친 붓다다사 스님, 1만 6천여 마을에서 개발운동을 주도해 온 스리랑카 사르보다야 운동의 지도자 아리야라뜨네 박사 등이 현대적 상황에 알맞게 불교사상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적용해 왔는지 설명해 준다.

이 책에 소개된 참여불교 지도자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불교의 핵심사상인 공(空), 연기, 중도를 토대로 한 개인의 깨달음과 사회적 실천에 대한 재해석, 차별과 평등에 대한 입장, 평화와 비폭력의 실천, 불교의 정치참여에 대한 견해, 사회에 대한 비전 등 불교의 사회적 행동주의에 대해 설득력 있는 철학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암베드까르 박사의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인도 최하층 계급인 불가촉천민 출신의 암베드까르 박사는 독립 직후 수립된 네루 정부하에서 최초로 법무장관이 되어 인도헌법을 기초했으며, 수백만 불가촉천민의 삶을 변화시킨 인물이다.

그는 불가촉천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린 시절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직접 공책을 건넬 수 없었고, 맨 뒷자리에 자리를 펴놓고 앉아 수업을 들어야 하는 설움을 겪어야 했다. 이런 그의 경험은 훗날 카스트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배경이 됐고, 더 나아가 카스트 제도를 지탱하는 힌두교를 버리고 불교로 공개적인 개종을 선언하게 했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여러기구와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불교를 실천하고 있는 단체들도 소개돼 있다. 또한 틱낫한 스님이 설립했던 베트남통일회의 소속으로 전쟁의 참혹성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틱쾅둑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소신공양, 그리고 불단을 거리에 쌓아두거나 머리를 깎아 스스로 승려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전쟁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에게 불자임을 느끼게 하여 살생을 막으려 했던 그들의 숭고하고 감동적인 일화들이 생생히 적혀 있다.

아시아의 참여불교
크리스토퍼 퀸ㆍ샐리킹 편저, 박경준 역
초록마을
1만8천원
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3-10-27 오후 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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