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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조계사 보도국 신도기자들
"취재일정 확인하고 추가할 사항 없나 살펴봅시다. 취재하자마자 기사 바로 올리는 것 잊지 말고, 사진도 가급적이면 직접 찍기로 해요."

신문사 편집국 회의에서나 나올 법한 말들이 10월 19일 서울 길상사 한 켠 찻집에서 흘러나온다. 친정 조계사를 멀리 두고 모처럼 나들이 법회에 나선 인터넷 조계사 보도국(팀장 배난경) 신도기자들. 법회가 끝나자 어김없이 한데 모여 취재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난 취재 후기서부터 예정에 없던 취재 계획에 이르기까지 앞다투어 벌이는 한판 회의에 정신이 없을 정도다.

"우리 절 소식을 우리들 목소리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획일적인 언론 보도에 의지하지 않고 신도의 눈으로 조계사의 다양한 움직임을 잡아내고 싶었던 것이죠."

모임의 장인 배난경(40)씨 말대로 신도기자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조계사 소식을 직접 전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조계사 뉴스는 모두 이들의 눈과 귀를 거쳐 생산된 것. 신도기자들은 취재는 물론 기사작성과 교정교열에 이르기까지 '진짜 기자'의 일을 거뜬히 해낸다. 여러 법회나 행사 현장의 생생한 모습은 물론이고, 신도들의 숨겨진 신행 현장 발굴까지 그들의 취재 영역과 활동은 조계사 출입기자 못지않다.

"단순한 행사 전달은 홍보 담당자 한 사람도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신도기자들이 전하는 소식은 거기서 머무르지 않습니다. 개성을 한껏 살린 기사덕분인지 한 건당 클릭수가 2천여 번에 이를 정도랍니다. 인터넷 조계사 활성화의 일등공신이지요."

조계사 홈페이지 웹마스터 남원근(35)씨는 봉축행사 준비로 바쁘던 올 4월 우연한 기회에 '신도기자'의 필요성을 의뢰했었는데, 이렇게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될지는 그도 확신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계사보를 꾸리던 몇몇의 도전으로 시작된 일은 양질의 인적자원이 모여들면서 점차 활기를 띄게 됐다고 한다.

"토요일마다 조계사 내 외국인 안내소에서 안내 봉사를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보도국 얘기를 듣게 됐어요. 방법만 다를 뿐이지 이것 역시 의미있는 보시라 생각하고 참여하게 됐지요. 평소 좋아하던 글로 불교를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쁘기도 했고요."

회원들이 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변지회(31)씨와 별반 다르지 않다. 조계사 경전 수업을 들으러 왔다가 얘기를 전해들은 회원, 법등모임에서 경내 노력봉사를 벌이다 인연을 맺게 된 회원, 홈페이지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다 조계사 홈페이지와 보도국 기자 소식을 접하게 된 회원 등 알음알음으로 모인 회원들은 현재 30여명에 이른다.

이처럼 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각양각색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의 끈이 있다. 그것은 바로 프로의식. 글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책임감 역시 강해 자신에게 맡겨진 취재만큼은 빈틈없이 처리한다. 온오프모임을 백배 활용해서 취재일정과 보도국 향후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을 벌이는가하면, 다른 회원들 기사의 오탈자까지 수정, 확인해가며 완벽한 기사쓰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들의 기사들을 수합하는 조계사 홈페이지 기획팀까지 아마추어답지 않은 열정과 글쓰기 능력을 칭찬할 정도다.

최근에는 중고등학교 명예기자단까지 함께 해 다양한 시각의 기사를 보여주고 있는 조계사 보도국 신도기자들. 그들은 취재이외에도 큰스님 법문을 녹취.정리하기도 하고, 홈페이지 자료실을 전담 관리해 다양한 컨텐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취재의 범위와 영역을 확장시켜 불교계 전반 행사를 다루기도 하고 굵직굵직한 사건은 기획기사로 처리할 만큼 자체 역량을 강화시키기도 했다.

앞으로 신도들에게 메일을 통한 기사 전달도 추진하고 있다는 그들. 이미 신도의 귀감이 돼버린 그들의 뜻을 이은 제 2, 제 3의 신도기자 출현이 멀지 않은 듯하다. (02)732-2115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3-10-25 오전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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