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9주년을 맞은 한국차학회(회장 천병식)가 지난 10월 18~20일 제17회 국제 차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차학회가 주최하고 성신여대 문화산업대학원 예절ㆍ다도학과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학술심포지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차례법 학술발표회’와 그림전 ‘조선시대의 한국화에 나타난 한국의 다례’, ‘한국 명장들의 차기구 전시회’, ‘차꽃 사진 전시회’, 두리차회 등의 행사가 펼쳐져 다양한 문화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학술심포지엄= 18일 오전 9시. 이른 시간이지만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 4층 대강당은 차인들로 가득 찼다.
천병식 회장은 심포지엄 인사말을 통해 “한국차학회가 한국 차문화 발전을 위해 1년에 두 차례씩 개최하는 차학술 심포지엄은 차에 관한 과학적ㆍ문화사적 연구 성과들을 발표하는 자리다”며 “이번에 발표되는 20여 편의 논문을 통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내실 있는 학술대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중국 절강대학 차학과의 리앙 융 교수와 인도 북벵갈 농과대학의 문달 교수, 일본 니시큐슈 대학의 미도리 야수다 교수 등이 참석해 논문을 발표했다. 또 전남대 식품공학과 은종방 교수의 ‘차의 성분과 기능성’, 전남 농업기술원 차시험장 김주희 씨의 ‘한국에서의 차 육종 방법에 관한 연구’ 등 2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 밖에도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 예절다도학과 교수인 선혜 스님은 ‘조선시대 한국화에 나타난 다례의 유형’을 주제로 한 논문발표에서 그림전에서 선보인 60여 점의 한국화를 통해 차례의 유형을 밝혔다.
▷전시회=18일 개막한 전시회에도 차인을 비롯한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성신여대 수정관 1층에 마련된 전시장에서는 신현철(신현철도예연구소 대표) 씨와 이정환 주을요 대표, 천한봉 문경요 대표 등 20여 다기 명장들의 작품 전시회를 비롯해 ‘차꽃 사진 초대전’이 선보였다. 선혜 스님이 준비한 ‘조선시대의 한국화에 나타난 한국의 다례’ 그림전에서는 ‘요지연도중헌공다례도(瑤池宴圖中獻供茶禮圖)’와 ‘여지연도중다연향도(茶宴饗圖)’, ‘나한전다도(羅漢煎茶圖)’ 등 불화에 나타난 다례 유형을 엿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디자이너 서은주 씨는 차실에서 차를 마실 때 입을 수 있는 옷을 전시한 ‘우리 옷ㆍ차실 복식전시회’를 선보였다.
▷다례발표회=19일 오전 성신여대 잔디운동장에서는 따뜻한 햇살 아래 차 한잔을 나누는 두리차회가 열렸다. 성균관대학 생활과학대학원 생활예절 다도전공 차회와 예지원 차회 등 의 차회가 참석한 두리차회에는 200여 명의 차인들이 모여 차 한 잔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어 오후 1시부터 특설무대에서는 이번 심포지엄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차례법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다양한 형태로 전해지는 차례법의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고, 그 차례법을 선보임으로써 고유의 차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마련된 이 발표회에서는 한국차문화협회의 규방다례와 한국다도협회의 조선가회규수다례, 한국차인연합회의 생활차례, 불교전통문화원 석정원차회의 풍류생활차례 등 6종류의 차례법이 발표되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