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 종합 > 사회·NGO
줌마 탄압 중지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항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아침을 여는 집 등 8개 단체가 지난 8월 26~27일 방글라데시 카그리차리 지역 마할차리에서 발생한 불자민족인 줌마인들에 대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탄압 사건을 엄중 항의하는 서한을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전달했다.

단체들은 10월 15일 전달한 항의서한에서 “방글라데시 정부는 인종, 언어, 종교,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줌마인을 폭행하고 가옥과 사찰을 방화하는 반인류적 범죄행각을 즉각 중단해야한다”며 ▲소수 민족 줌마인들에 대한 인권 보장 ▲줌마 민족이 그들의 언어와 종교, 문화를 지키며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허용할 것 ▲줌마인의 지역인 CHT(치타공 산악지대)에서 방글라데시 군대와 벵갈리 이주민 철수 등을 촉구했다.

다음은 항의서한 전문.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님께

오늘도 방글라데시와 한국 간의 우호증진과 교류를 위해 애쓰시는 대사님과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인정이 넘치는 방글라데시 국민들에게도 한국인들의 정을 전합니다.

저희들은 그동안 한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동료들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또한 한국인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방글라데시인들에 대한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최근 저희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슬픈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난 8월 26일과 27일에 카그라차리 지역 마할차리에서 벵갈리 이주민들과 방글라데시 군인들에 의하여 1명의 줌마인들이 살해되고, 348채의 가옥과 4곳의 사찰이 방화되고, 수많은 불상들이 파괴되었고, 9명의 줌마 여성들이 강간당하고, 2명이 행방불명되는 정말로 가슴 아픈 사건입니다.

방글라데시 동남부에 있는 치타공 산악지역(CHT) 지역은 방글라데시에서 소수 민족인 줌마인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은 인종, 언어, 종교, 문화 등에서 방글라데시의 다수 민족인 벵갈인들과 다르다고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줌마인들은 방글라데시 정부에게 자치권을 요구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그동안 많은 줌마인들을 억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1980년 이후 발생한 수많은 학살과 방화 사건은 소수 민족 말살 정책임이 분명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97년 줌마인들과 방글라데시 정부 간에 평화조약이 체결되었으나, 줌마인들의 인권 상황은 거의 달라지지 않고 있음을 지난 8월의 사건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화조약에 규정된 대로 방글라데시 군대와 벵갈 이주민들이 CHT를 떠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8월 26, 27일의 사건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줌마인들의 인권과 정치적, 종교적 권리를 보호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종, 언어, 종교,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폭행하고, 가옥과 사찰을 방화하고, 여성을 강간하는 행위는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방글라데시가 인간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줌마 민족의 가슴 아픈 현실을 접한 저희들은 방글라데시 정부에게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첫째, 소수 민족인 줌마인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더 이상 줌마인들에게 대한 폭행과 살해, 가옥 및 사찰 파괴, 여성에 대한 폭력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줌마 민족이 그들의 언어, 종교, 문화를 지키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다수 민족인 벵갈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억지로 줌마인들을 벵갈인처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종말살 정책은 지탄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줌마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상생의 길임을 인정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셋째, 현재 CHT 지역에 있는 방글라데시 군대와 벵갈리 이주민들은 철수해야 합니다. 1997년 평화조약을 방글라데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줌마인들의 아픔을 먼저 이해하는 가운데 문제 해결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저희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인종말살 정책에 따른 폭력이 발생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그렇기에 방글라데시에서 줌마인들이 겪어 왔던 아픔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줌마인들과 줌마인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하는 저희들의 간절한 요구를 외면하지 말기를 당부드리며, 저희들은 줌마인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인권과 평화는 다름에 대한 이해와 즉각적인 실천을 통해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정부의 줌마인들에 대한 이해와 인권과 평화를 위한 즉각적인 실천을 기대합니다.

2003년 10월 15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아침을 여는 집, 이주노동자 인권문화센터, 불교여성개발원, 불교포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불교환경연대)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3-10-16 오전 9:49: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9.1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