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에서 템플스테이를 교양 선택과목으로 채택했다고 한다. 불교인으로서도 놀랄 만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중앙대의 건학 이념이 특정 종교를 표방하지 않았다 해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늘날의 대학 특히 학부 과정은 학문 그 자체보다는 학문하는 방법 혹은 태도를 익히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중앙대의 결정은 시쳇말로 ‘튀는 행위’가 아니라 학문의 주체인 학생의 ‘사람됨’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중앙대의 계획은 ‘실험적’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도 아니다. 2박3일의 템플스테이와 6시간 봉사 활동을 하면 3학점을 인정한다는 것이 전부다. 따라서 그 의의만을 두고 호들갑을 떨거나 ‘역시 불교는 대단해’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건 위험하다. 중요한 건 어떻게 운용하는가에 있다. 중앙대의 결정이 현명한 것이었음을 증명하는 걸 넘어 불교가 가야할 길 중 튼실한 한 길을 닦는 일이기 때문이다.
템플스테이가 대학의 교양 과목으로 채택된 데는 어떤 도그마도 거부하는 ‘선(禪)’의 정신과 보편성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따라서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선의 정수를 체험하게 하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종립대학인 동국대조차도 템플스테이는 계절학기 과목인 상태다. 이번 사례가 더욱 확대되고 뜻한 바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조계종단 차원의 배려와 세심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