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우리는 일본에 대해, 그들의 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본은 현재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사업에서 국제적인 점유율과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문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는 아직 폭력과 선정성 등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9월 17일 영화와 음반, 게임분야까지 완전 개방하는 ‘일본대중문화 4차 개방’을 발표함됨으로써 내년부터 본격적인 일본대중문화의 수입이 가능해질 것이다. 물밀듯 밀려들어오고 있는 일본문화를, 불교계에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또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문화평론가 김지룡 씨는 “일본문화가 다양한 장르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기술력이나 자본력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문화적 기반이 튼튼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기본 바탕이 있어야만 불교를 소재로 한, 혹은 불교적 가르침을 담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평론가 강성률 씨는 “흔히 ‘불교영화’라고 하면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제 그 외연을 넓혀 소재 위주의 불교영화보다는 불교가 전하는 메시지에 충실한 불교영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그러한 의미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불교문화가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천공의 섬 라퓨타’ 등의 애니메이션에서 스님이나 절이 등장시키지 않고도 등장 캐릭터나 스토리에 불교적인 가르침을 담아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불교학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불교가 지닌 전통문화 가치를 종교성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연구하고 이를 한국문화산업으로 육성한다면, 불교는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에 화수분이 될 것이다”고 말한다.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불교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고 다양한 시나리오와 캐릭터 등이 풍부해 엄청난 잠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정재형 교수(동국대 연극영상학부)는 “영상세대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는, 질 높은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포교는 물론, 문화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