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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영화감독들이 말하는 불교는?
워쇼스키 형제, 마틴 스콜세지, 장 자크 아노 감독…. 그들이 불교소재의 영화를 찍었기 때문에 거장이라고 불리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랜 시간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통해 명성을 쌓아온 그들은, 공통적으로 각자의 전성기 즈음 불교를 영화로 만나게 됐다. 영화를 찍기 전, 혹은 찍으면서 그들에게 다가온 불교의 의미는 무엇일까? 세계 유명 감독들이 인터뷰를 통해 언급했던 불교관을 정리해 보았다.

1. 워쇼스키 형제(Wachowski Brothers), ‘매트릭스 시리즈(The Matrix, 1999ㆍThe Matrix: Reloaded, 2003)’
“개인적으로 특별히 선호하는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매트릭스를 만드는데 있어 불교는 분명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선 불교(Zen Buddhism)적인 요소가 많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불교와 양자물리학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고, 바로 그 점이 우리를 매혹시켰다.”
(1999년 11월 6일, 네티즌들과의 온라인 채팅 중에서.)

2.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쿤둔(Kundun, 1997)’
“나는 여전히 불교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불자들이 수행을 통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평화에 대한 갈망이 있다. 전통적인 서구의 종교는 그것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서구인들이 불교도가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불교를 통해 이런 마음의 갈증을 채우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1998년 1월, 쿤둔 영화작업 후 그래함 풀러(Graham Fuller)와 가진 인터뷰에서.)

3.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Bernardo Bertolucci), ‘리틀 붓다(Little Buddha, 1993)’
“불교는 내게 한 영화를 끝낼 때 마다 ‘어떻게 죽고’, 새로운 작품을 시작할 때 ‘어떻게 다시 에 태어나는 가’에 대한 가르침을 줬다.” (1996년, 제 37회 테살로니키 국제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4. 장 자크 아노(Jean-Jacques Annaud), ‘티베트에서의 7년(Seven years in Tibet, 1997)’
“이 영화를 찍기 전에는 불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기 전 LA에서 텐진 도르제(Tendzin Dorje)와 4~5개월 생활하며 불교서적을 읽고, 그와 함께 문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3시간여의 대화 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은 마치 마음의 치유와도 같은 매우 소중한 순간이었다. 이를 통해 내 마음을 구속하던 많은 망상들을 서서히 걷어냈지만 그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진정한 불제자가 된다는 것은 매우 길고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 듯하다.” (1997년 9월, <샴발라 선(Shambhala Sun)>과의 인터뷰에서.)

5. 폴 와그너(Paul Wagner), ‘윈드호스(Windhorse, 1998)’
“내 작품은 ‘쿤둔’이나 ‘티베트에서의 7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영화에서 파괴당하고 있는 티베트의 근대 문화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 하고 싶었다.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 티베트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나는 정신적으로 채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1998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상희 기자 | hansang@buddhapia.com
2003-10-14 오전 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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