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채식 열풍이 거세지면서 ‘자연건강식’인 ‘사찰음식’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음식문화로 떠올랐다. 사찰음식은 자극성이 강한 오신채(마늘, 파, 달래, 부추, 홍거)와 화학조미료 등을 사용하지 않아 건강은 물론 마음의 평정까지 추구,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승스님(포교원 포교연구실 사무국장)이 현대인의 기호에 맞춘 ‘퓨전 사찰음식’을 제시해 화제다. 스님이 최근 펴낸 <녹차와 채식>(우리출판사)에서는 녹차와 사찰음식을 결합해 녹차의 효능과 색다른 맛을 한껏 살린 건강 사찰음식을 소개했다. 홍승스님의 ‘녹차와 사찰음식이 만난 이야기’를 들어본다.
맛도 살리고 효능도 보고
녹차는 아미노산과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다량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 살균 빛 항암효과, 그리고 위장활동 촉진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 노화 억제 및 다이어트, 피부 미용 효과도 있어 다기능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홍승스님은 “녹차를 섞어 맛뿐만 아니라 효능으로도 탁월한 사찰음식을 만들고 싶었다”며 녹차를 응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 연잎과 녹차가 어우러져 일품의 향을 내는 ‘녹차연잎밥’, 우리고 남은 녹차잎을 말려 튀기고 조린 ‘녹차잎볶음’ 등 녹차잎과 녹차가루 등을 첨가한 녹차음식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기본은 지키되 자유로운 변용을
홍승스님은 “시대가 바뀌면 조리법도 바뀌어야 한다”며 “비빔밥과 나물 등의 전통 사찰요리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사찰음식도 시대인의 식성을 반영해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신채 사용을 제한하며 사찰음식의 기본은 지켜나가되, 그 밖에서 자유로운 변용을 시도한다는 얘기다. 그를 반영하듯 감자와 김치 그리고 녹차가 어우러진 녹차피자, 언제든지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녹차자장면 등 현대인의 취향과 기호를 녹인 사찰음식이 다양해졌다. 이는 사찰음식 만드는 것도 곧 포교방법 중 하나라는 홍승스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녹차연잎밥
준비할 재료
연잎 2장, 찹쌀 300g, 녹차 1큰술, 연자(연씨) 50g, 팥 50g, 잣 30g, 소금 1큰술
만드는 법
① 연씨는 단단한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쪼개 배아를 떼낸 다음 물에 불려둔다.
② 찹쌀은 깨끗이 씻어서 1-2시간 불려둔다.
③ 팥은 씻어서 물을 넉넉하게 부어서 푹 무르도록 삶아 건져둔다.
④ 연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 후 연잎을 펼쳐 놓고 준비해둔 재료를 골고루 섞어서 연잎 가운데 놓은 후 남은 여분의 연잎으로 감싸면서 짚이나 실로 묶어서 찐다.
⑤ 애벌 찐 밥을 꺼내서 뒤적이면서 다시 한번 섞어 푹 찐다.
△녹차잎볶음
준비할 재료
녹차잎 말린 것 100g, 식용유 1½큰술, 진간장 1큰술, 물엿 1큰술, 참기름½큰술, 통깨½큰술
만드는 법
① 우리고 남은 녹차잎을 다시 말려서 사용한다.
② 식용유를 넣은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군 다음 녹차잎을 넣어 튀기듯 재빨리 볶는다.
③ 볶아진 녹차잎에 진간장과 물엿을 넣고 약한 불에 조린다.
④ 마지막에 불을 끄고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마무리한다.
△녹차자장면
준비할 재료
밀가루 4컵, 녹차가루 2큰술, 소금 약간, 식용유 3큰술, 춘장 3큰술, 녹말가루 약간, 우엉 80g, 연근 80g, 표고버섯 3장, 당근 80g, 감자 100g, 애호박 100g, 오이 1개
만드는 법
① 밀가루와 녹차가루, 소금을 섰어서 체에 내려 되직하게 반죽한 다음 젖은 행주에 싸서 둔다.
② 준비한 야채를 작은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서 준비해 둔다.
③ 오이를 곱게 채 썰어둔다.
④ 반죽해 둔 밀가루를 밀대로 밀어서 0.5cm 정도의 두께로 썰어 마른 가루를 솔솔 뿌려 펼쳐둔다.
⑤ 냄비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르고 약한 불에서 춘장을 오래 볶아준다.
⑥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우엉, 표고버섯, 연근, 당근, 감자, 호박, 양송이를 넣고 볶다가 ⑤를 넣어 끓이고 거의 완성이 되면 녹말을 물에 개어서 농도를 맞춘다.
⑥ 냄비에 물을 넉넉히 넣고 국수를 삶아서 찬물에 헹군 후 그릇에 담고 자장면을 얹은 다음 오이채로 고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