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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선원장회의와 전국선원수좌회는 지난 8월 19일 통도사 극락암에서 모임을 갖고 두 단체가 통합해 조사선 수행가풍을 회복하는데 진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선원장회의가 친목모임으로 계속 존속하되 수좌회를 적극 지원하기로 결의한 이날 회의에서는 조계종 수행체계 확립불사와 관련, 이 사업의 핵심인 (가칭)<간화선 수행체계> 집필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집필진에는 선원장회의 회장 혜국스님, 봉화 각화사 태백선원장 고우스님, 축서사 주지 무여스님, 양평 상원사 선원장 의정스님이 포함됐다.
혜국 스님은 10월 2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종단에서 이론과 실참을 겸비한 선원장들이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해 뜻을 모으게 됐다”며 “조만간 종정(법전) 스님을 예방해 집필계획을 설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의 ‘간화선 위기론’ 등의 보도와 관련 고우, 무여 스님 등 선원장 스님들이 기존의 ‘묵빈대처’의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각화사 선원장 고우스님은 포교원이 발행하는 월간 <법회와 설법> 10월호를 통해 “지금은 수행 방법의 대단한 혼란기라 볼 수 있다. 수행이 상품화되는 게 제일 문제다. 정법도 상품화되면 사법(邪法)이 되어 버린다”고 우려했다. 고우스님은 최근 위빠사나의 대두와 관련, “위빠사나는 상대적인 입장에서 하는 수행법이다. 절대자리에서 보면 부처와 중생, 진과 망, 자타, 우열, 귀천이 없는 최상승이 보편되어 있기에 조사선은 최상승선이다. 적적성성(寂寂惺惺), 성성적적으로 적(寂, 사마타, 定)과 성(惺, 위빠사나, 慧)을 함께 닦는다는 동일성이 있으나 깨달음에 있어서는 위빠사나가 점진적인 반면, 선종은 돈오(頓悟)적이다. 이 말조차 부정하는 것이 조사선이다”며 거듭 조사선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무여 스님도 9월 28일 봉화 축서사에서 ‘선지식이 부재하다’는 세간의 평가와 관련, “수좌계는 50~60대의 차세대 선지식들을 배출하고 있어 희망적이다”면서 “승단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2천여 수좌들이 바른 생각을 갖고 있는 만큼 조계종 수행 가풍이 점차 회복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무여스님은 “대승불교에 대해 깊이 연구하지 않고 실참도 해보지 않은 채 간화선을 비판하는 일은 위험하다”며 “간화선은 남방수행법과 지관(止觀)수행, 대승 교학 등을 고도로 발전시킨 최상승 수행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