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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열반 10주기 국제학술회의-2신
올해는 성철 스님이 열반한지 10년 되는 해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성철선사상연구원은 열반 10주기를 추모하는 국제학술회의 ‘깨달음의 문화적 지평과 그 현대적 의미’를 10월 16~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목정배(서울불교대학원대학) 총장, 찰스 뮐러(일본 동양학원대) 교수, 전헌(전 뉴욕주립대) 교수, 퀑 투 나구엔(조지 메이슨대) 교수 등 8개국 13명의 불교, 유교, 도교, 기독교, 인지과학, 철학, 종교학 분야의 전문가가 참석한다. 이들은 ‘깨달음’이란 동일한 주제를 각자의 전공학문과 접목해, 깨달음의 의미를 타종교와 비교하고 문화 일반에서 재조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원택 스님은 9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돈오(頓悟)’라는 깨달음의 의미를 불교적으로 한정짓지 않고, 인류 보편적 사상과 인생관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자리를 마련하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국제학술회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뮐러 교수는 ‘집착 없음을 지향하는 경전읽기와 깨달음(Enlightenment in Reading Scriptures that Tend Toward Non-appropritation)’을 발표한다. 뮐러 교수는 논문에서 “머묾 없음이라는 개념은 불교 철학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들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다”며 “도가철학과 <금강경>, <원각경>이 ‘머묾 없음’을 통한 깨달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뮐러 교수에 따르면 도가사상은 ‘성인은 그것에 머묾이 없기에 그것은 성인을 떠나지 않는다’라는 구조적인 전환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에 싹트는 머무름에 대한 습기(習氣)를 깬다. 그러나 “도가사상과 비교할 때 <금강경>은 ‘X는 X가 아니다. 그러기에 X라고 불린다’는 반복적 부정과 재긍정을 통해 의식적 습기를 깨는 머묾 없음 수행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는 경전이다”라고 평했다.

‘깨달음이라는 개념은 변화할 수 있는가?(Can the Concept of Enlightenment Evolve?)'를 발표하는 철학자 마이클 레빈(서부 호주대) 교수는 “깨달음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시간의 경과로 바뀌게 되면,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깨달음의 개념들이 예전에는 제대로 의미했었을 것을 이제는 더 이상 의미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 “불교의 중심개념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다양한 이론적·실제적 조건들에 반응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경전의 종교적·실질적 중요성으로까지 해석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마이클 데이비드 쿠락(캐나다 뉴번스윅대) 교수는 ‘깨달음과 과학문화(Enlightenment and the Culture of Science)'에서 “인간의 의식을 연구하는데 있어, 불교의 연기론은 최근 신경과학의 성과들을 미리 예상하고 있는 듯 하다”며 인지과학적 입장에서 깨달음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최근 신경탐구는 세계와 인간의 일상적인 경험들은 불연속적인 미립자들의 흐름 속에 있고, 욕구가 이런 상태를 만드는데 영향을 준다는 두 가지 방향성을 가진다”며 연기론에 포함되는 이런 논의를 통해 신경과학과 불교가 얼마나 상호보완적일 수 있는지를 살핀다. 인지과학과 관련해 학술회의 준비위원장 조성택(고려대) 교수는 “인지과학은 깨달음의 의미가 가장 잘 드러나는 현대적 학문”이라며 “정신세계를 두뇌 연구에만 한정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불교와의 상호연구를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 | e_exist@buddhapia.com
2003-10-02 오전 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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