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가상공간이 현대인의 일상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회원이 5천명이 넘는 매머드급 인터넷 불교 동호회가 늘고 있다. 특히 홈페이지보다는 대형 포탈업체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가 만들기 쉽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사이버 신행을 새로운 신행 패턴으로 정착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사이버 신행은 사찰을 방문해 법회를 보며 신심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가상공간의 불교 홈페이지를 방문해 경전을 보거나 불교의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것이 특징. 온라인에서 불교를 접하고 다시 오프라인에서 사찰 정기법회, 성지순례, 수련회 등의 신행활동으로 이어지고 있어 불교 포교에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현황
현재 가장 많은 회원을 가지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불교동호회는 다음 카페의 ‘나무아미타불’. 2001년 3월 개설되었지만 회원수가 1만 6천명에 육박하고 동호회 내 게시판 20개, 자료실 4개, 소모임 1개가 운영되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은 없지만 염불과 정토신앙, 효사상 등에 대한 방대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고 매일 게시판에 수십 개의 글이 올라오는 등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높다.

99년 7월 만들어진 다음카페의 ‘인연’도 회원수가 만명에 가까운 불교 동호회. 자체 소모임이 활성화되어 있고 회원이 원할 경우 문자메시지로 ‘인연소식’을 보내고 있어 다른 불교 동호회에 비해 회원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
회원이 6천명 정도인 세이클럽의 ‘청년불교 우리사랑’ 동호회는 2001년 3월에 개설돼 왕성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음 카페의 ‘불교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봉사모임인 ‘보현행원’ 등도 회원수 5천명에 가까운 매머드급 불교동아리로 성장하고 있다.

활성화 비결
회원의 가입과 탈퇴가 쉽고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점이 회원 확보의 가장 큰 비결로 꼽힌다. 오프라인과 달리 동호회 일주문의 문턱이 낮아 누구나 가입해 자유롭게 글을 남기고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동호회가 순수 불교를 지향한다는 점과 방대한 콘텐츠도 불자 네티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요인.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불교 정보에 실망한 네티즌들이 불교를 바로 알고 싶어하는 욕망을 충족시켜 주고 있어서다. ‘나무아미타불’ 운영자 온수현(ID 혜련)씨는 “정법을 소개하고 회원들이 와서 편안하게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의 콘텐츠를 매일 업데이트 하는 것이 사이트 활성화 비결”이라고 말한다.

동호회 내 소모임 활성화도 중요하다. 소모임을 통해 다른 회원을 알게 되고 서로간의 교류가 활발해져 자주 동호회를 방문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스님의 적극적이 동참이다. 스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회원들에게 수행이나 교리 등을 지도하면 구심점이 생겨 더 많은 회원들이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실제로 경남 창원의 성불사 주지 성지스님이 운영하고 있는 다음의 ‘보현행원’의 경우 스님이 직접 봉사활동에 참석하는 등 모범을 보여주고 있어 회원들의 온오프라인 모임 참석률이 높다.

개선점
아직까지 사이버 공간에서는 불교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 그러나 이를 바로 잡아주는 스님이나 전문가가 부족하다. 특히 동호회 개설이 쉽다보니 불교 초심자들도 쉽게 동호회를 개설하고 불교에 대한 자신의 견해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불교동호회를 운영하는 많은 재가불자들은 스님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이클럽의 ‘청년불교 우리사랑’의 운영자 이성학(ID tage2000)씨는 “정보마인드를 갖춘 스님들이 회원들의 수행 상태나 신행상담 등을 해 주고 동호회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실제로 ‘청년불교 우리사랑’의 경우, 서울 법련사 한주 지묵스님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건 게시판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어 회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더 선호하고 인기가 좋지만 아직까지 텍스트로 된 자료가 대부분이다. 또한 플래쉬 애니메이션 등 청소년층이 좋아하는 콘텐츠는 거의 없어 영상세대의 활동이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