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의해 금서로 묶여 배포되지 못한 희귀본인 만해스님의 시집 <님의 침묵> 초판본과 재판본이 처음으로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기도 광주의 만해기념관(관장 전보삼)은 10월 29일까지 '님의 침묵 판본 특별기획전'을 열고, 1926년 5월 20일 발간된 초판본(회동서관, 168쪽)과 1934년 7월 30일 간행된 재판본(한성도서㈜)을 비롯해 지금까지 발간된 <님의 침묵> 130여개 판본을 모두 공개한다고 9월 30일 밝혔다.
<님의 침묵> 초판본과 재판본은 전보삼 관장이 1979년 수소문 끝에 개인 소장가로부터 당시 출판경매 사상 최고가로 매입해 보관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초판본은 맞춤법통일안(1934년)이 없던 시대에 만해스님 특유의 조어와 방언 등이 섞인 시어를 말의 장단과 고저에 따라 띄어쓰기한 것이어서 국어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일하게 만해 사진에 담긴 한성도서판(1950년 4월), 판본마다 다른 시어를 초판을 근거로 정리해 발간한 민족사 정본판(1980년 12월), '님'을 단순하게 'Love' 또는 'Lover'로 번역했던 다른 외국어판과 달리 5쪽 분량의 '님'에 대한 주석이 달린 프랑스판(Le Silence De Nim, 1996년) 등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야송 이원자 화백이 그린, 백담사에서 '님의 침묵'의 산실 오세암에 이르는 30리 풍광을 담은 무강오세암도(无疆五歲庵圖)와 20편의 시.그림을 엮은 시화(詩畵) 등도 전시된다.
전 관장은 "<님의 침묵>은 한국불교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정신과 얼이 담긴 위대한 책“이라며 ”이번 전시회는 만해스님의 근본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31)74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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