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올해 발표한 종교인구 현황을 1997년의 같은 조사와 비교한 결과 종교인구 비율(56.9%)이 1997년(46.9%)보다 10%가량 증가했으며 증가비율의 대부분이 불교인구의 증가(8.7%)에서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러한 고무적인 결과가 불교계 스스로의 노력이 아니라 사회ㆍ문화적 변동에 따른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와 앞으로의 포교전략과 관련해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포교원 연구위원>이 <법회와 설법> 10월호(조계종 포교원)에 기고한 ‘불교인구 10% 증가의 뜻’이란 글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편 데 이어 불교문화정보네트워크(상임이사 김경호)는 10월 7일 오후 7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의실에서 같은 주제의 포럼을 계획하고 있어 그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인구 비율 대부분이 불교인구= 한국갤럽이 1984년부터 1989년, 1997년, 2003년 조사한 종교인구 현황을 바탕으로 종교인구의 변화를 추적한 앞의 글에서 윤 연구위원은 “종교인구 비율 증가분(10%)의 대부분이 기독교(0.9%)가 아니라 불교(8.7%)에 돌아간 것은 해방 이후 기독교가 성장을 주도해온 한국 종교계의 흐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종교인구 비율을 특히 1997년과 비교해 보면 46.9%에서 2003년 56.9%로 10%나 증가했다. 이를 종교별로 보면 1985년 18.8%, 1989년 20.9%, 1997년 18.3%였던 불교가 2003년에는 27.0%로 바로 앞 조사에 비해 8.7%라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기독교는 17.2%→19.2%→20.3%→21.2%로 상승 추세이긴 하나 1997년에 비해서는 0.9% 증가에 그쳤다. 1985년(5.7%)에 비해 1989년 2.7% 증가로 상승곡선을 탔던 천주교 역시 1997년 7.4%에서 2003년 7.6%로 0.2% 증가에 머무르고 있다.
▲불교인구 비율 증가의 원인은= 종교인구 비율 증가의 주 원인이 불교인구의 증가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나 그 원인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포교원 포교연구실 박희승 차장은 “수경, 지율 스님처럼 사회 현안이나 환경 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97ㆍ98년 이후 조계종단이 안정ㆍ화합의 길을 걷고 있는 점, 달라이 라마나 틱낫한 스님, 미국인 현각 스님 등이 일으킨 불교(서적) 붐 등 기본적으로 불교계 내부 변화가 주 동인”이라고 들여다봤다.
이에 비해 윤 연구위원은 “이 기간동안(1997~2003년) 다른 종교에 비해 불교계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만큼 큰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거대담론의 쇠퇴, IMF 위기로 인한 실업자 증가, 인간다운 삶의 기대 등 신앙대중의 새로운 시대적 요구가 불교의 내적인 신앙특성과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여러 사회ㆍ문화적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만큼 보다 냉철하게 그 원인을 따져 철저히 분석하고 보다 나은 미래지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