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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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 잡지의 역사를 한눈에
서점에서 불교 잡지를 구입해 본 적이 있으신지?
‘같은 제호 아래 각종 원고를 수집하여 시간적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두고 편집ㆍ간행하는 정기간행물’인 잡지는 오늘날 ‘인쇄물 시대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시대의 문화를 담는 또 하나의 ‘역사기록물’이라는 기능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계에는 어느 서점에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대표 잡지’ 하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잡지 불황’ 속에서도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서돈각)이 펴내는 격월간지 <불교와 문화>가 올해로 발간 10주년을 맞아 불교 잡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10월 1일부터 7일까지 불교방송 3층 대법당 및 로비에서 선보이는 ‘불교 잡지로 본 불교문화의 숨결과 무늬 전’에서는 해방 전후 불교계에서 발간된 70여 점의 불교 잡지를 통해 각 시대별로 불교 잡지 속에 투영된 한국불교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것은 조선불교월보사에서 1912년 2월에 창간해 1913년 9월호로 종간된 월간 <조선불교월보>다. 이 보다 앞서 ‘불교 잡지의 효시’로 꼽히는 <원종잡지>는 만해 스님이 쓴 ‘불교 속간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그 내용과 형식이 불비하여서 완전한 잡지라고는 할 수 없으나 … 조선불교 잡지의 효시가 될 것이다”고 평가받기도 했으나 실물이 전하지 않아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이후 1910년대에 발간된 <해동불보>, <불교진흥회월보>, <조선불교계>는 10권을 넘지 못하고 폐간됐으며, 30본산연합사무소에서 발간한 <조선불교총보>(1917)만이 4년간 22호를 발행했다.

진정한 의미의 불교 잡지로는 1924년 7월 창간된 <불교>를 들 수 있다. (재)조선불교 중앙교무원이 운영하던 불교사에서 펴낸 <불교>는 83호까지는 권상로가, 84ㆍ85 합병호부터는 만해 스님이 편집을 담당했다. 1933년 재정난을 이유로 휴간했던 <불교>는 1937년 속간되기도 했다.

만해 스님이 주도한 유심사에서 1918년 창간한 <유심>은 문예작품을 현상모집하기도 했으나 3호로 종간됐으며, 이후 해방 전까지 발간된 <취산보림>(1920), <불일>(1924), <평범>(1926) 등은 모두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종간됐다. 1931년 선학원에서 창간한 <선원>은 1932년 8월 제3호를 발행했으며, 1935년 10월 간행주체가 조선불교선리참구원으로 바뀌면서 발행한 제4호 증간특배호가 그대로 종간호가 됐다. <선원>에는 만해 스님과 방한암 스님을 비롯해 이광수, 최남선 등 당대의 고승과 지성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광복 이후에는 <신생>(1946), <불교>(1947), <녹원>(1947)을 시작으로 현대적 의미의 불교잡지들이 창간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를 맞아 ‘한국 불교잡지 개관’을 쓴 이철교 동국대 출판부장은 “불교 잡지는 일반적인 기능 외에 포교의 기능을 더 가지고 있는 전문지”라며 “불교 잡지는 앞으로 핵심잡지 육성과 새로운 필진 발굴, 보는 잡지로의 전환, 불편부당한 편집방침 확립이라는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3-09-25 오전 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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