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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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장 미공개 한국 불상 책으로 선보여
“슈퍼에서 파는 김치는 모두 맛있지만, 한국인이 먹어봐야 진짜 맛을 안다. 불상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불상은 한국인의 눈으로 봐야 한다”

전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이호관(68) 씨가 일본학술진흥회의 지원을 받아 일본 관서지방에 있는 한국의 불상을 조사하게 된 결정적인 한마디다. 1980년대 당시 일본 나라국립박물관 관장이었던 고(故) 구라다 문사꾸 씨는 “일본 관서지방에 있는 한국의 불상이 400여 구가 넘을 것”이라며 이 씨에게 조사를 함께 하자고 요청했다.

1982년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정확히 3개월간 조사한 한국 불상이 모두 160점. 이 때의 조사 결과가 <일본에 가 있는 한국의 불상>(학연문화사)이란 책으로 엮여, 일반에 공개됐다. 이 가운데 156점이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불상이다.

삼국시대 이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공식적인 외교 경로, 강탈 등에 의해 현해탄을 건너간 한국의 불상이 많다고 알려져 왔지만, 이 책만큼 많은 양의 알려지지 않은 불상이 조사된 것은 처음이다. 또 조사된 불상은 모두 정면, 측면, 배면 사진을 실어 불상의 전체 모습을 자세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불상의 상호 모습이나 옷주름 등과 같은 양식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비례, 나아가 조성 수법등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불교미술이나 고미술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 씨에 따르면 160점의 불상들은 문화재적 가치도 뛰어나 “이 가운데는 국내에 남아있었더라면 국보·보물로 지정될 불상도 수십 건에 이를 것”이라고 안타까워하며“작업이 힘들 때면 나라박물관의 불두를 쳐다보며 잡념을 떨쳤다”고 회상했다.

이 씨는 “구라다 문사꾸 씨만 살아있었다면 400여 점 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의 불상을 조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일본의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한국 정부나 불교 종단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보 수집부터 관련 조사까지 작업을 진행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 | e_exist@buddhapia.com
2003-09-24 오전 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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