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 문화 > 출판
행복한 소박한 삶에서 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라면 무엇이든지 해결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다면 돈으로 행복까지 살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존 레인은 돈으로 필요한 물건은 살 수 있지만 결코 행복까지 살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 이유로 이른바 ‘성공한’ 많은 이들보다 오히려 제 3세계 국가로 불리는 곳의 소작농들이 정신적으로 더 풍요롭고 충만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이처럼 이 책은 바로 적게 가져도 오히려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말해준다. 적게 가진다는 것은 삶을 소박하게 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 곳곳에는 왜 소박하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소박하게 살 수 있는지, 소박하게 살면 어떤 유익함이 따르는지의 내용들이 소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소박한 삶이 궁극적으로 개인과 사회는 물론 나아가 지구 환경에 이르기까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풍부한 자료 분석과 경험적 증언, 그리고 동서고금의 예와 경구들을 인용해 쉽고 설득력 있게 설명해 주고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소박한 삶을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소박한 삶’에 관한 교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박한 삶’이란 가난함, 궁핍함, 게으름, 인색함 혹은 자기 부정의 삶을 살거나 문명과 단절된 채 고립된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더 풍요롭게 사는 것임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은행원으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면서도 <황무지>를 썼던 시인 엘리엇, 우편배달부이면서도 자기 내면의 요구에 따라 ‘이상의 궁전’을 건축한 조각가 페르디낭 슈발 등 저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고 어떤일을 할 때 행복한지를 알고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소박한 삶’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선택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그럴 결심이 섰다면, 우선 생활에서 불필요한 물건들을 추려내는 등 먼저 삶을 간소화하고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엄청난 정보나 관심조차도 버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서는 돈의 지출을 줄여 나가야 한다. 신중한 소비를 통해 삶의 에너지를 아끼는 것은 한 차원 더 나아가 자아를 존중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또 목공이라든지 자동차 수리, 집 장식, 채소 키우기, 요리하기, 손으로 걸레질하기, 옷 수선하기 등 일상에서 가능한 노동은 삶을 고역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쁨을 증진시켜 주는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단과 실천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손에 익지 않아 때론 두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박함의 삶이 지니는 놀라운 행복의 마력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번거로움은 감수할만 하지 않을까.

언제나 소박하게
존 레인 지음/유은영 옮김
샨티
8천5백원
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3-09-24 오전 8:50: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9.1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