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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가, 그 아름다운 회향
박현태라는, 대학총장 국회의원 신문사 편집국장 등을 역임한 사회 저명인사가 남은 생애를 수행으로 마감하겠다고 출가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 유교적 가치가 사회저변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인도에서는 자식들을 다 키운 뒤 나이 들어 출가하는 전통이 있었다. 이것을 임서기(林棲期)라 한다. 조용한 숲속에서 명상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만행 등을 했다.

생각해보면 인간의 역사는 욕망과 처절한 다툼으로 점철되어 있다. 욕망의 추구가 역사를 진보시켰다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이나 본질적 가치가 욕망에 의해 판가름 된다고는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모순과 갈등, 맹목적 삶의 욕구와 고원한 가치의 추구 사이에서 방황하면서도 진정한 열반의 기쁨을 맛보려 하지 않는다.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청정한 마음자리이다. 태어나기 이전의 내가 누구인지는 모를지라도 무상한 자연 속에서 순응의 도리와 달관의 경지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몸과 마음이 함께 출가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출가자는 더욱 정진해서 인천(人天)의 사표가 되어야 할 것이며, 재가자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어느 노(老)거사의 출가는 그래서 아름답게 느껴진다. 세상에서 위대한 것은 버릴 줄 아는 것이란 점을 되새겨 준다.
2003-09-23 오후 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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