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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마음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최근 달라이 라마는 미국 MIT 공대에서 열린 저명과학자와 불교학자들의 회의에서 불교의 명상 수행관에 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을 했다. 이 학회에 참석한 자유기고가인 제나 러셀(Jenna Russell)는 '명상과 과학의 만남, 그리고 그 공통점'이라는 주제로 글로브 스탭(Globe Staff)에 9월 14일 기고를 했다. 이 기사를 번역해 소개한다.

명상과 과학의 만남, 그리고 그 공통점

캠브리지- 13일 MIT Kresge 대강당은 과학 학회가 열리는 장소라기보다 TV 토크쇼 세트와 같이 보였다. 발제자들은 낮은 커피 테이블을 앞에 두고 편안한 팔걸이의자에 앉아 있었고 무대는 밝은 색의 해바라기로 장식돼 있었다.

그러나 “마음 탐구(Investigating the Mind)” 학술회의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인 달라이 라마가 랩탑 컴퓨터로 무장한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5시간동안 불교와 마음 연구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불교학자 알란 월레스(B. Alan Wallace)는 이 두 요소가 “합쳐지기를 기다리는 한 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자들이 명상을 심리훈련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심리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선명한 관찰이 가능한” 고성능의 쌍안경(불교의 명상과 과학적 연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200명의 관중들로 가득 찬 거실 같은 분위기의 학술회의장은 마치 최근에 달라이 라마의 초청으로 인도에서 열린 불교도와 과학자들의 사적인 만남의 자리 같았다.

MIT와 맥거번 두뇌ㆍ생명 연구소의 공동후원으로 열린 이번 학회는 두 명상과 과학이라는 두 요소의 균형을 맞추며 이뤄졌다. 또 행사의 일환으로 과학자들이 달라이 라마에게 불교도들의 수행법인 명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어떻게 마음에 집중을 해야 하고 내면의 이미지를 그려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교훈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체리색의 가사장삼을 갖춰 입은 달라이라마는 통역관을 통해 과학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스님은 계속해서 손으로 제스처를 취하면서 불교도들이 수행하는 사고과정으로서의 시각화에 대해 설명하며 “내부 이미지에 집중하기 위해서 눈을 반드시 감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티베트 학자인 툽텐 진파(Thupten Jinpa)는 “아주 희미한 의식 상태에 있더라도, 그것은 기본적으로 신체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교도의 믿음이 “뇌는 모든 행동의 기본이라는 과학의 기초적인 관점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오후 시간에는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스테판 코슬린(Stephen Kosslyn)이 달라이 라마에게 마음이 시각화에 얼마나 작용하는지에 대한 돌발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개인적인 질문이 아니길 바란다”며 그의 침실에 몇 개의 창문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이에 달라이 라마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또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 어떤 팔을 들고 서있는지 자세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달라이 라마는 정확하게 오른손을 들어 여신상을 흉내내는 포즈를 취해 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코슬린은 “얼마나 정밀하게 집중할 수 있는가”라며 과학자들이 다르게 사고하는 법에 대해 얼마나 연구했고, 또 앞으로 얼마나 배워야 하는 가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스님은 “다행히도 우리는 벽을 건설하기 위한 하나의 벽돌을 쌓았다”고 비유해 답했다.

방청자 중 몇몇은 달라이라마에게 다가와 그들이 답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용어로 돼 있어 이해하기 힘들었던 많은 지식이 있었는데 이제 그것들이 선명하게 이해되는 느낌”이라며 보스턴 텁스 의과대학(Tuft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에 재학 중인 에비안 씨(Evyan Streitfeld)는 말했다.

캠브리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텍사스 대학의 심리학자 스테파티 루드(Stephanie Rude, University of Texas)는 올가미처럼 수백년을 얽혀온 이 각각의 학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 이틀이라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고 짧은 시간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녀는 “마치 몇 개의 단어만 말해지고 그 각각의 단어 뒤에는 거대한 문학이 버티고 있는 것과 같다”며 “새 발의 피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강당 내부에서는 과학자들이 그들이 어떤 연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님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그들의 실험이 불교도들에게 얼마나 이로울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다. “어떠한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 예쁘게 꾸민 사진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라며 MIT의 뇌와 정신작용 과학 교수인 낸시 칸위셔(Nacy Kanwisher)가 답했다.

캘리포니아 아바야기리 불교 수도원의 공동 수도원장 아잔 아마로(Ajahn Amaro)는 “보다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사람들이 신처럼 믿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헤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덕적인 삶이 의학적으로 갖는 장점을 역설하면서 이런 발견들이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시사했다.

번역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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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명상 새 抗鬱藥 될까

건강증진을 추구하고 있는 미국인 들을 위해 공중위생국장관이 매주 수차례 1시간씩을 할애,'자비(慈悲)'명상을 해서 파괴적 정서를 제거하라고 권면하고 나섰다.

실제로는 그로서도 몸소 실행은 하지 않고 60분간의 육체운동을 처방하고 있지만 머잖아 변화가 올 것으로 믿고 있다.

인간게놈사업(HGP)의 주도자이자 저명한 분자생물학자인 에릭 랜더는 최근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열린 저명 과학자와 불교학자들의 회의에서 "지금부터 20년 후면 미국 공중위생국 장관이 주 5회 60분간의 정신운동을 권고하게 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랜더 같은 최고수준의 과학자가 MIT 같은 장소에서 그같은 예측을 했다는 사실은 주류(主流) 과학이 불교, 특히 잠정적이긴 하나 불교 수도승들의 초연한 정신운동에 대한 최첨단연구결과에 매료되고 있다는 징후를 보여준 것이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참석한 이 회의에 제출된 일부 자료엔 항공관제사도 부러워할만큼 주의력을 지속시킬 수 있고 실제로 뇌신경 경로도 '다시깔'수 있는 명상기술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런 명상기술을 잘 응용하면 기분을 바꾸는 약들은 필요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수련자인 신경과학자 리처드 데이빗슨은 긍정적 정서와 관계있는 뇌의 왼쪽 전두엽 피질의 활동수준을 이른바 자비명상 기술을 이용해 정상화시킬 수 있었던 한 승려의 두뇌활동 모습을 찍은 영상을 보여줬다.

이와는 다른 명상 상태에서 이 승려는 총격과 같은 갑작스럽고 요란스런 소음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놀람 반사'를 억제할 수 있었다. 이같은 반사 억제는 그때까지도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었다.

정서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의 하나인 폴 에크먼은 이 승려의 통제수준을 '굉장한 성취'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본 적이 결코 없다. 우리는 놀람 반사를 억제할 수 있을 정도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험에서는 숙달된 명상가들이 정확히 1초의 13분의 1 동안 화면을 스치고 지나간 일련의 얼굴표정을 본 뒤 그들의 기분을 정확하게 식별해낼 정도로 놀랄만큼 빠른 속도의 인식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승려출신으로 샌터바버라의 의식훈련연구소(IISC) 소장인 앨런 월러스는 정서적, 인식적 균형 향상에 목적을 둔 불교도의 수행이 우울증과 정신질환 치료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나로서는 어째서 이런 기술의 일부를 교육계를 비롯한 무수한 직업분야에서 도입할 수 없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러 과학자가 회의에서 제기한 한가지 분명한 문제는 연구에 참여한 승려들은 일생의 절정기에 수만 시간의 명상을 거쳐 그같은 정신적 기술을 연마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대니얼 길버트는 "그것은 놀라운 업적이지만 15년이 걸린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복용해도 똑같은 효과를볼 수 있는 일종의 불교도정(錠) 같은 즉효약이 개발될 수 있다면 매우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케임브리지(美매사추세츠주) AFP=연합뉴스)
2003-09-19 오전 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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