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 보우 스님의 원융사상은 전쟁과 세계평화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까. 9월 22일 태고학회가 개최한 태고사상연구 제6차 학술발표회에서 김영덕(위덕대) 교수는 태고의 원융사상에서 신(信), 비(悲), 시(施), 지(智)가 세계평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인류가 존엄하며 모든 국가는 평화를 구현하고자 한다는 믿음(신)을 갖고 상호 평화구현을 위해 노력 △동류상친이므로 동체대비하다는 연기에 바탕 한 무한한 자비행을 전개 △고통받는 국가에 대해 전 세계적인 안목에서 도움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세계, 베푸는 삶에 좀더 높은 가치를 두는 윤리를 바탕으로 그 방편을 지혜롭게 전개하는 것이 태고 사상의 신·비·시·지 사상이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중생들의 마음 가운데 탐진치에 의해 전쟁은 발발하는 것이다”며 “더욱 구하고자 하는 탐심과 전쟁의 과보를 알지 못하는 치심이 어우러져 일으키는 거대한 고의 향연이 전쟁이다”라고 불교적 관점에서 전쟁을 정의한다. 김 교수는 <범망경>과 <우바색계경>을 예로 들며 ‘석존의 기본입장은 전쟁을 피하고, 참여하지 말 것이며 부득이하게 정법을 수호하는 전쟁만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태고의 원융사상은 이라크 전쟁이나 긴장 속의 남북 상황을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 줄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지극히 근본적인 논의를 통해 세계평화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며 태고사상의 가치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