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하는 국토가 묘지로 변하고 있다면 감상이 어떨까?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토의 1%가 묘지이며, 전국에 약 2천만기의 묘지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비해 유교문화의 본산인 중국은 이미 화장문화가 90% 이상 정착되어 있다. 마오쩌둥 치하에서 수상을 지낸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의 국가 지도자들도 솔선하여 화장한 뒤에 산골(散骨)했다.
불필요한 국토의 잠식을 방지하고 실용적인 장묘문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은 매장에 대한 선호도를 상당 부분 떨어뜨린 것으로 파악된다. 서민들에겐 매장이 또 하나의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기에 화장과 납골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문제는 화장과 납골을 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책 당국자들이나 위정자들은 이러한 점들을 시정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회 인사들이 화장과 납골에 앞장 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사회통합을 위해 필요하다. 정책을 개발하고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여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납골시설협의회에 가입된 19개의 단체 중에서 13곳이 불교와 유관한 단체로 파악되고 있다. 불교계의 지도자들은 서민들의 생활공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복지사업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경제적 논리보다는 복지적 측면에서 납골시설이 확대될 수 있도록 범불교계 차원의 후원과 캠페인이 있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