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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우울증이에요?
전문가들은 김씨의 증상을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깊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무기력증을 겪고 있는 김씨의 남편, 장기 경기침체가 낳은 취업난으로 중압감을 느끼는 김씨의 딸 역시 ‘마음의 독감’과 멀리 있지 않다고 덧붙인다. 이따금 누구에게나 단순한 우울이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경기불황과 각박해진 민심 등의 문제를 내세워 심각한 증세를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우울증 주요증상>
△ 우울ㆍ불안감ㆍ공허감ㆍ절망감 등이 계속된다.
△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낀다.
△ 초조ㆍ피로감 등이 오래 지속된다.
△ 수면시간이 지나치게 적거나 지나치게 많다.
△ 식욕저하나 체중감소가 있다.
△ 쉽게 짜증이 난다.
△ 집중력ㆍ기억력 저하가 계속된다.
△ 두통ㆍ소화불량ㆍ만성통증 등의 신체증상이 있다.
■ 우울증은 뇌의 병?
우울증은 가족의 사망이나 실직, 실연 등의 특별한 이유없이 다가오는 경우도 많다.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란 신경전달물질의 농도가 떨어지면 생기기 때문이다. 남성은 평생 10명 중 1명, 여성은 5명 중 1명꼴로 크고 작은 우울증에 시달린다. 가벼운 우울증은 치료를 받지 않아도 줄어들 수 있지만 심한 경우 자살로 이행된다.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는 “매년 5000명 정도가 우울증 때문에 자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울증 환자의 15~20%가 자살을 시도하며, 3%정도는 실제 자살에 성공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 우울증 물리치기
일반 신경정신과에서는 세로토닌의 농도를 올려주는 약물을 사용해 우울증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감기가 호흡기에 생긴 병인 것처럼 우울증은 뇌에 생긴 병이므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우울증 환자의 80%가 약물효과를 본다.
그러나 약물에만 의존할 수 없다. 선심리치료연구소장 도각스님은 “우울의 근원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 등의 삼독(三毒)”이라며 “명상과 호흡으로 마음을 다스려 내적 자아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사고를 전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 씨는 “이 시대에 우울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사회ㆍ구조적으로 경쟁이 심해 조금만 정신을 놓아도 될 것 같은 세상, 지극히 개인적인 세상에서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우울하다는 것을 무기력하거나 열등한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