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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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과 '진리'를 대화해요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을 관찰하는 천문학자와 인생과 우주의 근본을 찾기 위해 노력한 부처님이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지난 9월 7일 안성 도피안사에서 열린 <천문학자와 붓다의 대화> 출판기념 강연에서 이시우(65, 전 서울대 천문학과 교수) 박사는 “이 책은 별의 생성과 소멸을 통해 불교의 우주관을 설명해 보고자하는 시도”이며 “천문학적 세계와 불법의 세계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책이다”고 설명했다.

천문학도로, 40여 년간 천체망원경을 두 눈 삼아 우주를 관찰해 온 그가 우주와 별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찾고자 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착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안성 도피안사에 기거하며 원고 집필에 몰두한 그는 이 책을 통해 우주의 질서와 가르침이 불법과 너무도 닮아 있음을 새삼 깨우쳤다고 고백한다. 책 곳곳에 인용된 <금강경>과 <화엄경>, <열반경>, <유마경> 구절들은 그가 ‘천문학과 불교의 만남’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라 할 수 있다.

“경전을 읽으면 읽을 수록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주 법계를 아우르는 가르침이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별들에게서 배운 부처님의 가르침은 무엇일까?
“별들의 세계나 인간의 세계는 매우 비슷합니다. 단지 별들은 태어날 때 평생을 살아갈 양식을 지니고 나오기 때문에 소유나 집착, 욕심이 없다는 것이 인간과의 근본적 차이입니다. 우리가 별을 통해 배워야 할 점도 바로 이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별은 지난 세대가 흩뿌린 잔여물로 생성되고,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면 조용히 소멸하는데, 이러한 ‘주고받음’의 관계를 인간관계에 비추어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아는 것이 곧 깨달음이라고 그는 말한다.

“별을 보는 것 자체가 자신의 불성을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별 부처’, ‘별 보살’이라고 부릅니다.”

‘마음의 눈’으로 별을 바라보고, 거기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읽고자 한 노력을 1장 ‘별의 세계’에 담았다면, 2장 ‘은하의 세계와 우주’, 3장 ‘태양계의 세계’에는 천문학 이해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기 쉽게 풀이해서 실었다.

“해변에서 가까운 곳을 바라보면 물결이 일렁이고 파도가 부서지는 것만 보이고, 먼 곳을 바라보면 잔잔한 수평선만 보입니다. 이처럼 일상에서 부딪치는 소소한 일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혀 저 먼 곳의 별들을 바라본다면 그들의 생멸 속에서 진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3-09-12 오후 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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