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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족한 ‘초의다맥 한국선다회(회장 안광석, 이하 선다회)’ 회원들이 초의 선사의 기재를 맞아 우리나라 전통 차문화와 차맥을 이어가기 위한 ‘초의선사 추모 다례재’와 ‘초의다맥 전수식’을 열기 위해 모인 것이다. 선다회는 초의 스님의 다맥을 공식적으로 전수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고산 스님(쌍계사 조실)이 고문을, 백운 스님(초의다맥 5대 전수자, 부산 미륵암 주지)이 자문위원을, 전각가 안광석 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오전 10시. 가사 장삼을 수한 스님들과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차인들이 대웅전에 모였다. 정성스레 달인 차를 초의선사 영정에 올리며 시작된 다례식에는 조유행 하동 군수를 비롯한 100여 명의 차인이 참석해 초의 스님의 차 정신을 기렸다.
다례재 후에는 다담(茶談)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백운 스님은 “오늘날 우리나라 차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진정한 차문화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이를 지켜나가려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초의선사의 차정신인 ‘선다일미(禪茶一味)’ 사상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8월 30일 오전 11시. 쌍계사 대웅전에서는 쌍계사 조실 고산 스님을 증명법사로, 초의다맥 5대 전수자인 백운 스님을 전수사로 ‘초의다맥 전수식’이 거행됐다.
이날 전수식에서는 쌍계사 주지 우담 스님과 백련차문화원을 이끌고 있는 동진 스님(망월사 주지)을 비롯해 종정다례원 이정애 원장, 고세연차종가 고세연 원장, 가례원 설옥자 원장 등 원로 차인 30여 명이 6대 다맥 전수자로 인정받았다. 전수사 백운 스님은 “이번 전수식은 초의 스님의 차맥을 공개적인 증명과 전수를 통해 이어나가겠다는 뜻으로 마련됐다”며 “수행 생활 속에 차를 마시며 차인 정신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행사의 집행위원장 지환 스님(전 조계종 감찰부장)은 “조만간 선다회를 법인으로 등록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5월 21일 ‘차의 날’을 기념해 차맥 전수식과 차문화 축제를 쌍계사에서 개최할 것이다”고 밝혔다.
‘초의다맥’이란
초의스님 ‘차정신’계승
일부 “정통성 독점 우려”
사실 ‘다맥’이란 어휘로 차문화 전체를 포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잊혀져가던 우리 차문화를 찾아내고 이를 발전시킨 초의 스님의 뜻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시대의 흐름 속에 엄연히 존재했다.
이러한 ‘다맥’은 초의의순 스님에 이어 2대 전수자인 여암선기 스님, 3대 쌍수일한 스님, 4대 응송영희 스님에게 이어져 왔다. 4대 응송 스님은 백운 스님과 금당 최규용(2002년 입적) 씨에게 다맥을 전수했다.
지난 2000년 대흥사에서는 백운 스님이 전수사로, 1차 전수식이 비공개로 열렸다. 이 때 여연 스님(일지암 초의차문화원장)과 도형 스님(전 대흥사 주지), 지환 스님(전 조계종 감찰원장), 법조 스님(대구 지장암) 등이 백운 스님으로부터 다맥을 전수 받았다.
‘초의다맥 전수식’은 5대 백운 스님이 초의 스님의 다맥을 공식적으로 전수하기 위해 개최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선다회가 다맥 전수자 모두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못하고 있고, “‘초의다맥’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정통성을 독점하려 한다”는 차계 일부의 주장 등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