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렇게 선학원이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나선 것은 ‘변해야 산다’는 이사장 정일스님의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됐다.
9월 1일 대전에서 열린 중진 분원장 회의에서 정일스님과 만나 그 배경과 추진방향에 대해 들었다.
-‘새로운 도약’을 천명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1921년에 발족한 선학원은 만공, 한영, 동산, 청담, 석주 스님 등 근대의 선지식들이 몸을 담고 한국불교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온 조계종의 모체다. 그러나 그동안 이들 스님들의 사상을 선양하지 못했고 따라서 정체될 수밖에 없었다. 근래 들어 선학원 내부에서조차 무사안일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약’은 내년 선학원 설립 70주년을 기점으로 선학원의 뿌리를 되찾고 이 과정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대에 맞게 밝히는 일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 전개되는가?
“큰 틀에서 보면 중앙선리연구원 개원과 불교 소장학자 지원사업 두 가지를 축으로 사업이 전개되며 핵심은‘교육 불사’다. 다시 말해 인재를 양성하고 선학원 발전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10월에 개원하는 중앙선리연구원에서는 5명의 연구원을 중심으로 선학원 설립조사들의 사상을 조명하면서 <선학원사> <선학원 설립조사 문집> <정화운동사상사> <근현대 불교사상>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 또 정기 학술회의를 통해 선학원의 역사를 조명하고, 선을 중심으로 한 전통수행법들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보급하는 일도 하게 될 것이다. 연구위원은 우제선(동국대)ㆍ이종철(정신문화연구원)ㆍ조성택(고려대)ㆍ남동신(덕성여대)ㆍ이주형(서울대) 교수로 이미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불교 소장학자 지원사업은 △불교관련 박사논문 △불교원문 번역 △외국인 학생 불교 관련 연구자 지원사업 등 세 개 분야에서 5명을 선발해 매년 총 6천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원대상자 선발은 중앙선리연구원 연구위원이 맡게 된다. 조만간 선발요강을 전국 대학에 배포할 것이다.
-인재양성에 비중을 두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소장 학자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에서 전임강사 이상은 제외된다. 말 그대로 소장학자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다. 역량있는 소장학자를 발굴하고 양성해 선학원의 인재로 활용할 생각이다. 선학원이 도약하고 안하고는 여기에 달려있다. 선학원은 지금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생각인가
“중앙선리연구원 운영비와 소장학자 지원사업을 위해서는 1년에 약 1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 선학원 포교원을 포함해 모두 600여개의 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현재 60여 분원장이 뜻을 같이 하면서 후원금을 냈고, 또 신도들도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분원장들이 동참할 예정이고 신도 후원회도 결성할 예정이다.
-전통수행법을 현대에 맞게 보급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설명해 달라
“선학원은 간화선을 모태로 하고 있다. 원전을 연구해 간화선을 쉽게 해석하고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선리진작(禪理振作)’이라는 선학원의 설립정신을 오늘날의 정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도 이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선을 재해석하고 대중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다른 수행법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간화선과 비교하는 방식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