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후 처음으로 삼국유사 영인본을 발간하는 등 민족의 스승 일연성사의 현창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는 군위 인각사(주지 상인스님)가 삼국유사 학술대회를 9월 3일 경북대학교에서 개최했다.
삼국유사 학술대회는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일연삼국유사 문화재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삼국유사의 체제와 성격’을 대주제로 정하고 다양한 소주제에 대해 동국대 김상현 교수 등이 발제를 맡았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찬시’를 삼국유사의 체재와 연관지은 연구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동국대 고운기 교수는 ‘삼국유사의 찬시와 그 체재상 역할에 대하여’ 주제발표에서 “삼국유사 후반부에 집중된 일연성사의 찬시는 단순한 시가 아니라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삽입한 것”이라며 “찬시가 이야기와 입체적으로 한데 어우져 서사와 서정의 절묘한 조합이라는 고리역할을 통해 삼국유사의 고유한 체재를 이루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서 “삼국유사만의 독특한 기술체계는 향가로 구현된 심미적 세계를 찬시를 통해 이어받아 신라로 대표되는 고대사회의 패러다임을 정리한 것으로 바로 이것이 삼국사기와 다르고 승전과 다른 삼국유사만의 독특한 체재”라고 강조했다.
동국대 김상현 교수는 ‘삼국유사의 체재와 편목 구성’ 주제발표에서 종래의 연구성과와 문제점에 대해 삼국유사 체제를 편목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9편목으로 구성되어 있는 삼국유사의 체제상 특징은 중국 승전류를 참고하면서도 모방하지 않고, 일반역사와 불교사를 포함할 뿐 아니라 역사와 설화를 아우른 유사적 서술”이라고 말했다.
전남대 이강래 교수는 한국고대사를 위한 삼국유사의 독법’ 주제발표에서 “삼국유사의 저술 의도를 기존 정사에 대한 반발로 설명하는 일부의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삼국유사의 왕력과 기이편은 불교적 신이가 전개된 시간과 공간의 배경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삼국유사의 본질은 불교신앙의 홍포를 위한 감동과 이적의 증거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제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에서는 부산대 채상식 교수, 경북대 주보돈 교수, 영남대 이강옥 교수가 참가한 가운데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