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사태 발생 2주년을 앞두고 불교계 지도자들이 연이어 미국을 방문, 테러와 불황에 시달리는 미국인들과 아픔을 함께 하고 있다.
국제 참여불교 운동의 지도자인 틱낫한 스님은 8월 11일부터 1달 일정으로 미국 전역을 돌며 명상 지도, 법회, 공개 토론회 등의 행사를 갖고 있다.
11~16일 메사츄세츠 주 이스톤의 스톤힐 칼리지에서 스님은 'Building a century of peace'를 주제로 명상을 지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불자를 포함한 많은 미국인들이 참석, 미국 내에서 불고 있는 불교 바람을 확인케 했다. 17일 뉴욕 맨하탄 비콘극장에서는 'Trusting our hearts in the midst of uncertainly'를 주제로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22~29일에는 공개 토론회와 명상 수련 지도 등의 행사가 잇달아 개최됐다. 스님은 22, 23일 시카고 로욜라대학에서 공개토론회와 베트남 불자들을 위한 법회를 열었고, 24일에는 장소를 윈스콘신 주 그린레이크로 옮겨 'Protecting and serving without stress and fear'를 주제로 미국 경찰관과 소방관 등에게 명상 수련 방법을 직접 지도하고, 편견과 폭력 없이 사회 봉사를 하는 방법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미국 정치인과 공개토론을 하고 불교수행을 지도하는 행사도 준비됐다. 911 사태 바로 전날인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워싱턴 디시 히브리회관에서는 'Help bring Thich Nhat Hahn to congress'란 제목의 행사가 열린다. 틱낫한 스님은 이 행사를 통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미 의회 지도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미국 내 거주하는 불자들은 정치인들이 이 행사에 참석하기를 권유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14일 저녁에는 'Peace is the way'라는 공개 강연회가 있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명상 수련 행사와 공개 강연회가 9월 1~8일 콜로라도 주 뷸더의 불교계 대학 나로파 유니버시티에서 진행된다.
틱낫한 스님이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간 바로 직후인 17~21일에는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스님이 뉴욕을 공식 방문, 공개토론회와 강연회 등을 열 예정이다. 21일 맨하탄 센트럴파크에서는 미국인들과 즉석에서 질문과 대답을 나누는 공개토론회가 있다.
한편, 뉴욕 거주 한인 불자들은 틱낫한 스님의 방문을 뒤늦게 알고 참석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미국 내에서 발행되는 한국계 신문들은 스님의 방문을 거의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욕=강유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