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일부 중앙종회 의원들이 계파 통폐합을 이뤄내자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우선 긍정론을 들어보면, 총무원장 법장스님이 취임 이후 행정 체계를 잡는데 따른 혼선과 멸빈자 사면관련 의지의 무산, 문중 스님으로부터의 피소 등으로 상당한 난관에 봉착했으나 이번 일승회의 창립으로 천군만마를 얻어 용기백배 한 셈이란 평이다. 이렇게 되면 종책의 연구 개발과 추진에 상당한 힘을 얻어 조계종이 종단적인 안정세 유지와 새로운 종단 이미지 만들기에 가속이 붙을 것이란 점 등이 긍정적인 평가의 요지다.
무엇보다 총무원에 힘을 실어 주고 종단 발전에 공동 노력한다는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조만간 종책협의 기구가 만들어 질 것으로 보여 총무원과 일승회의 공조는 더욱 분명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책협의기구는 정부의 당정협의회와 비슷한 성격으로 총무원의 행정 협조에서 주요 종책 수립과 추진에 대한 전반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융회 일여회 무소속 일부 보림회 일부 등이 통합된 일승회는 형식은 한 몸이지만 내부적으로 이해관계는 여전히 기존의 몸체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일여회의 경우 종단내 민주화 세력으로 오랜 관록을 지켜 왔다는 자부심이 정치적 통합이라는 행위와 상반되는 점이 있어 근본 노선을 쉽게 바꾸거나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란 점이다.
무소속이나 계파를 바꾼 의원들 역시 자유롭지 못한 점들이 있다. 보림회 소속이었다가 일승회로 편승한 과거 종권에 밀착해 있던 일부 스님들 역시 정치적 타산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공조를 약속하면서 일승회를 창립한 만큼 주요 현안에 대한 발전적 관계 유지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릴 것이란게 종단 주변의 전망.
지난 25일 창립발기인 대회를 가진 일승회에 소속된 중앙종회 의원은 종회 의석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종회와 총무원의 '결탁'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종회 기능이 자칫 총무원에 대한 힘 실어주기와 이해관계에 얽혀 상식적이지 못한 쪽으로 흐를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이는 종회에서 본의 아니게 총무원에 대한 '반대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생길 수 있으며 그렇게되면 또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25일 일승회의 창립을 정점으로 총무원과 중앙종회내 여러 계파들간의 구도가 크게 바뀌면서 그 파장은 당분간 종단 안팎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