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0일부터 오는 9월 20일까지 대만 자제정사(慈濟 精舍)의 정사당(靜思堂) 에서 ‘<대당서역기>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비록 사진을 통한 서역 고도를 따라 가는 여행이지만, 이를 통해서 삼장 법사의 경건한 불심에로의 여행과 1300년 전의 중앙 아시아 불교 국가의 전성기와 현재를 충분히 돌아 볼 수 있다.
명나라의 우청언(吳承恩)이 지은 <서유기>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중국 소설의 사대 고전중 하나 이지만, <서유기>와 같은 주인공을 담고 있는 <대당서역기>는 의외로 대중에겐 낯선 이름이다. <대당서역기>는 삼장 법사가 경전을 가져오는 길 도중에 보고 들은 것을 구술하고, 제자 변기(辯機)가 그 기록을 남겨 완성된 12만 자의 역사 지리서의 걸작이다.
당나라 정관(貞觀원년, 당 태종의 연호, 서기 627년) 당시 28세였던 삼장 법사는 당 태종에게 서역으로 가서 불경을 가져 오겠다는 발원을 제의했지만, 조정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취경(取經)의 심원이 굳었던 법사는 짐을 꾸려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홀로 나섰다. 시안(西安)에서 출발하여, 가는 도중, 같이 길을 나서는 외국인도 만났지만, 곧 떠나 홀로 길을 가게 된다. 중간에 길을 잃거나, 물통을 엎어 버리는 등 갖은 시련을 겪어, 다시 돌아 갈까도 생각하지만, ‘동쪽으로 돌아가 사느니, 서역으로 가다 죽으리라’라는 굳은 의지로 관세음보살과 <반야심경>을 염송하며 그 천리의 취경 여행을 계속 하게 된다.
삼장 법사의 서역 취경은 19년에 걸쳐 완성되었는데, 그의 제자인 변기(辯機)가 기록 완성한 <대당서역기>는 고대 서역 각 나라의 풍경, 풍속, 신앙, 언어, 문화 및 경제 상업의 실상을 집결한 것으로 희귀한 저서이다. 삼장 법사의 서역에의 취경은 동서 문화 교류라는 면에서 공헌이 크며, 중국 불교사 상에서도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자제 공덕회에서 발간한 ‘경전’ 잡지사에서는 ‘시대를 위해 간증하고, 인류를 위해 역사를 쓴다(爲時代見證, 爲人類寫歷史)’라는 취지 아래, 자금과 인력을 아끼지 않고 중국을 비롯한 중앙 아시아, 인도 등을 2년간 기획하고 방문하며 삼장 법사의 취경 길을 종으로, 또 현재 아시아의 모습을 횡으로 삼아 그의 발자취를 좇아 보았다. 그리하여 20 여만 자, 천 장 이상의 사진들이 담긴 상하 두권이라는 <西域記風塵尋訪삼장법사取經之路>란 책을 펴내게 되었다.
이 책은 ‘불교의 성쇠, 정치의 분열, 조대의 변화, 전쟁의 무정함’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자제공덕회는 나아가 대만 전역의 사진전을 통해, 민중들이 다시금 서역의 역사 지리를 살펴보고, 옛날을 돌아보며, 한층 더 깊히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전은 여섯 개의 테마로 나뉘어져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견심행원(堅心行願, 중국의 섬서, 감숙, 신강 지역): 삼장 법사의 중국내의 취경 길의 소개 및 서역 불교 국가의 유적을 소개한다.
2.아주중심(카자흐스탄, 우즈벡, 키르기스 등지): 아시아의 사거리라 불리우는 곳으로, 삼장 법사가 거쳐 간 유목 민족 지역이다.
3.전화부생(戰火浮生, 아프가니스탄 지역): 두 존의 큰 석불을 모시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동안 전쟁으로 시달려 옛 모습을 잃고 있다. 불교 석굴도 이젠 난민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실정을 담았다.
4.초입천축(初入天竺, 파키스탄): 이슬람교의 유입으로 지난 날의 불교 대국은 현재 소수의 외국 승려들이 와서 참배하는 것 이외에는 불교의 흔적을 찾아 볼수 없다.
5.불경순례(佛境巡禮, 인도): 다시금 부처님의 탄생지, 성장지, 득도했던 곳, 입멸했던 곳을 돌아보고, 아울러 삼장 법사가 오년간 머무르며 불도을 닦았던 나란타 절을 돌아 보며 부처님과 삼장 법사의 체취를 담았다.
6.주유오인(周遊五印): 삼장 법사가 나란타 절을 나서 다시 인도의 고승들과 절들을 찾았던 발자취를 좇았다. 예를 들면 Ujjain, Nasik 등의 풍경을 담았다.
대만=이상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