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다양한 계층이 거미줄과 같이 서로 연결되어 살고 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각양각색의 직업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교수도 특별한 직업은 아니다. 이 세상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직업 가운데 하나이다. 그럼에도 여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각 분야에서 새로운 문화를 예견하고 현재의 문화를 분석하며 당대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지식인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강원도 백담사 만해문학기념관에서 한국교수불자회 주관으로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지역 5개국에서 온 30여명의 교수불자들이 모여 ‘동아시아 문화와 불교’라는 제하의 학술대회가 열렸다. 그렇지만 이 대회의 목적은 학술대회에 있었다기 보다는 아시아 지역 문화의 공통분모 중의 하나인 불교를 신앙하는 교수불자들의 모임을 결성하는 것이었다. 불교문화에 대한 공동 연구, 현대문명의 제반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상호 친목 도모 등을 통해 불교 중흥에 일조하자는 취지가 내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불교는 종교적 특성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 그런지 연합의식이 박약한 것이 사실이다. 계층, 직업, 취미 등에 따라 다양한 불교 동아리의 활약이 요구되고 있지만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지식인 그룹의 교류는 더더욱 없었던 일이다. 그렇기에 처음 한국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의 의미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벤트 성격의 행사가 아니라 아시아 전지역의 교수불자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불교적 가치를 확대하는 단체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