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연행된 뒤 일본에서 강제노동을 하다 희생된 한국인들에게 일본인들이 사죄비를 세우며 추도하는 의식이 열렸다.
8월 22일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고보댐 강제연행 강제노동 희생자 사죄 추도식 및 납골식 사죄비 제막식’에는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진관 스님, 부산 나무정사 주지 설곡 스님, 서울 청량사 관음전 주지 성법 스님과 ‘고보댐 강제연행을 조사하는 모임’ 대표 후꾸마사 야스오(福政 康夫) 등 일본 대표단 5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사죄추도문봉정과 헌화 등으로 이뤄진 사죄비추도식에 이어 사죄비제막식에서는 제막, 사죄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고보댐 강제연행을 조사하는 모임 대표 후꾸마사 야스오는 사죄추도의 시를 통해 “관계기업인 ‘쥬고쿠전력’, ‘오꾸무라건설’에 사죄참석과 관계자료 개시 등을 촉구했지만 오늘까지 완강히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앞으로 강제연행ㆍ노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맹세하고 진심으로 사죄와 추도를 바친다”고 말했다.
고보댐 강제노동 사건은 1940년 일본 히로시마현 히바군 다까노정 쥬고꾸 산지에 (주)쥬고꾸전력이 (주)오꾸무라 건설회사에 하청을 줘, 10년 동안 당시 쥬고꾸 지역 최대 규모인 고보댐을 건설하면서 시작됐다. 현지인에 따르면 “당시 한국인들이 매일 트럭 한대에 삼사십명 정도 실려왔다”라고 증언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숫자는 파악돼지 않고 있다. 가혹한 노동조건으로 일명 ‘백골댐’이라 불리는 고보댐 부근에서 한국인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골 6구가 발견돼, 미요시 시젠지(西善寺)에서 안치된 다음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