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자승이 천연덕스럽게 개구리, 뱀, 물고기의 등에 돌을 매 장난치며 천진한 웃음을 터뜨린다. 이런 동승의 모습에 노스님은 “이 잘못을 되돌려 놓지 못하면 네 평생의 업이 될 것”이라고 호되게 나무란다. 김기덕 감독의 신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LJ필름)’은 사계절을 배경으로 동승의 성장과정과 업장소멸을 그린 영화다.
영화의 배경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봄 여름…‘에는 불교적 철학과 감독 개인의 인생성찰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엽기적 감독’으로 알려진 김기덕 감독의 이전 작품에 비해 이번 신작은 ‘나쁜 감독의 좋은 영화’라는 카피문구처럼 아름다운 영상과 잔잔한 배경음악이 두드러진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4색으로 변하는 호수와 산세의 풍경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특히 영화를 위해 주왕산국립공원 내 특별제작한 ‘호수 위를 부유하는 사찰’은 영상미의 완성을 더한다.
개막 전부터 독일 아트하우스 판도라필름이 공동제작자로 나서 김기덕 감독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시사한 바 있는 이 영화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7일, 스위스에서 열린 제56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청년비평가상’ 1등상과 함께 국제시네마클럽연맹(FICC)의 ‘돈키호테상’, ‘국제예술영화관연맹(CICAE/ARTE)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등 4개상을 수상했다.
‘봄 여름…’은 9월 2일 기자시사회를 거쳐 19일 개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8월 22일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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