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4.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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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님이 정치 참여라니?
계율에 의하면 스님은 왕궁에 출입해선 안 된다. 바라이죄에 해당된다. <증일아함경> 결금품에는 국왕을 가까이 하는 승려에겐 열 가지 허물이 생긴다고 경계한다. 정쟁에 휘말려 교단을 어지럽게 하거나 출가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다투어야 하기 때문이다. 빔비사라 임금이 설법을 들으러 왔을 때 부처님은 앞자리를 내어 주지 않으셨다. 들어온 순서대로 앉아야 마땅하고,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불교계의 중심지역이라 말할 수 있는 부산에서 개혁신당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불교연대 준비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에 일부 스님을 비롯한 지역불교계의 대표들이 참여하여 눈총을 사고 있다. 출가자 개인이 정치활동을 해도 파계이거늘 하물며 불교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신당의 형태도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어디다 아부를 하겠다는 것인가?

불교인도 정치를 할 수 있다. 정치인도 불교도가 될 수 있다. 그것을 책망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교가 특정 정파나 이념의 도구로 전락한다면 종교의 균형 감각이나 사회적 순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재가자들 역시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좋지만 개인의 이익을 위해 불교계의 명예를 실추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스님들은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과 신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불교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이 고도의 정치행위가 될 수 있다.
2003-08-20 오전 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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