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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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새로운 ‘각필구결’ <법화경> 발견
8월 19~20 이틀간 한국교육기술대학에서 열린 제28회 구결학회 전국학술대회는 발표마다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중 고려시대의 새로운 ‘각필구결(角筆口訣)’을 보여주는 <법화경>을 발견한 남풍현(단국대) 명예교수의 ‘수덕사본 법화경의 각필석독구결에 대하여’와 지난 2000년 부여 능산리사지에서 출토된 목간(木簡)에 새겨진 ‘숙세가(宿世歌)’가 백제 최고의 시가라는 김영욱(서울시립대) 교수의 ‘무령왕 지석과 목간 속의 백제시가’가 대표적인 예.

남 교수는 지금까지 예산 수덕사 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법화경 권7 제24장 묘음보살품에서 13세기 초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새로운 각필구결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발견된 각필구결은 구절의 끝 한자에 점이나 선으로 토를 붙였지만, 이번에 발견된 법화경은 문장 중간에 나오는 서술어에 각필로 토를 붙인 것이 특징이다.

각필은 뾰족한 도구를 사용해 한자 옆에 점이나 선·글자를 새겨 넣어 한자의 발음이나 문법적 관계 이해에 도움을 주는 양식이다. 이는 한문 원전을 읽을 때 해석의 편의를 위해 단어나 구절 사이에 한국어를 집어넣은 ‘구결’의 일종이다. 눌린 흔적만 있을 뿐 뚜렷한 색이 없어 평상시에는 눈에 잘 띄지 않아, 이번에 발견된 <법화경> 역시 특수 조명기구를 비춰봐야만 확인이 가능하다.

김 교수가 발표한 ‘숙세가’는 2000년 발견 당시부터 불교의 윤회사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바 있는 부여 능산리사지 목간에 새겨진 시가다. 백제 시가로는 유일하게 전해지고 있는 ‘정읍사’보다 오래되었고, 이두를 사용한 백제시가로 알려져 국문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김 교수가 ‘숙세가’를 백제시가로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의 네 가지다. △사언사구라는 일정한 운문의 양식 △한국어 어순과 한문이 혼재된 백제고유의 문체 △정서적 표현 △불교적 내세관 때문이다. 김 교수는 “‘숙세가’를 통해 백제인의 화해 정신과 깊은 신앙심을 알 수 있다”며 ‘부처님이 맺어준 인연으로 우리 함께 한 평생을 살아가고 있는데 세속의 십쯤이야 가려서 무엇 하겠소’라는 내용에서 세속을 벗어난 듯한 초탈함과 넉넉함, 여유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유진 기자 | e_exist@buddhapia.com
2003-08-20 오전 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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